제국주의와 세계대전 3강. 광란의 20년대, 검은 목요일
1929년 10월의 어느 목요일, 뉴욕의 주가가 무너졌습니다. 그 파도는 4년 뒤 베를린에서 한 남자를 총리로 만드는 데 일조합니다.
풀고 시작
광란의 20년대, 파티의 이면
1차 대전이 끝난 뒤 미국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자동차가 대량 보급되고, 라디오와 재즈가 도시를 채우고, 할부 구매라는 신문물이 소비를 밀어 올렸습니다. 사람들은 이 시대를 "광란의 20년대"라 불렀습니다. 주식시장은 파티의 중심이었습니다. 주가는 오르기만 하는 것처럼 보였고,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신용 매수가 유행했습니다. 구두닦이 소년까지 주식 정보를 말하는 것을 보고 시장을 떠났다는 케네디가의 일화가 전해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파티의 바닥은 약했습니다. 농업은 이미 불황이었고, 소득 격차로 대중의 구매력은 생산을 따라가지 못했으며, 주가는 실적과 무관하게 부풀어 있었습니다.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매도가 매도를 부르며 시장이 무너졌습니다. 검은 목요일입니다. 닷새 뒤 검은 화요일에 폭락은 더 깊어졌고, 이후 3년간 주가는 고점 대비 약 9할이 사라졌습니다.
폭락이 공황이 되기까지
주가 폭락이 곧바로 대공황은 아닙니다. 진짜 재앙은 그 다음 연쇄였습니다. 예금을 찾으려는 인파가 몰리며 은행이 수천 개 단위로 무너졌고, 예금보험이 없던 시절이라 서민의 저축이 통째로 증발했습니다. 신용이 마르자 기업이 쓰러지고 실업이 폭증해 미국 실업률은 약 25%까지 치솟았습니다. 여기에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으로 대표되는 보호무역 경쟁이 세계 무역을 수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뜨렸습니다. 미국 자본의 단기 대부에 의존하던 독일 경제는 돈줄이 끊기며 함께 붕괴했습니다. 왜 침체가 이렇게까지 깊어졌는지는 경제학의 대논쟁입니다. 통화 긴축 실책을 지목하는 설명, 수요 붕괴를 지목하는 설명, 금본위제라는 족쇄를 지목하는 설명이 경합하며, 이 논쟁이 거시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사실상 만들어 냈습니다. 이 이야기의 이론편은 경제학 서가에서 본격적으로 다룹니다.
뉴딜, 실험하는 국가
1933년 취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라는 취임사와 함께 뉴딜(New Deal)을 밀어붙였습니다. 은행을 일제히 쉬게 한 뒤 건전한 곳만 다시 여는 은행 휴일로 뱅크런을 진정시켰고, 예금보험과 증권 규제(SEC)를 만들어 붕괴의 재발을 막는 제도를 깔았으며, 대규모 공공사업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1935년 사회보장법으로 복지국가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루스벨트는 라디오 앞에서 국민에게 직접 정책을 설명하는 "노변정담"으로 공포에 질린 대중의 신뢰부터 회복했는데, 위기 대응에서 소통이 정책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입니다. 다만 뉴딜이 대공황을 "끝냈는가"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립니다. 실업률은 1930년대 내내 높은 수준에 머물렀고, 완전한 회복은 2차 대전의 전시 생산과 함께 왔다는 것이 통설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뉴딜은 시장이 무너졌을 때 국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선을 바꿔 놓았습니다.
공황이 키운 괴물
민주주의가 실험으로 버틴 곳이 있는가 하면, 무너진 곳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파시즘은 공황 이전인 1922년, 무솔리니의 로마 진군과 함께 이미 집권해 있었습니다. 전후 혼란과 사회주의 혁명에 대한 공포가 그 토양이었습니다. 독일이 보여주는 것은 공황의 정치적 파괴력입니다. 나치당은 1928년 총선에서 득표율 2.6%의 군소 정당이었습니다. 그런데 공황으로 실업자가 600만에 이른 1932년 7월 총선에서 37.3%를 얻어 제1당이 됩니다. 히틀러는 쿠데타가 아니라 선거의 성공과 보수 엘리트의 오판(그를 통제할 수 있다는 계산) 속에서 1933년 1월 30일 합법적으로 총리에 임명됐고, 곧 의회와 헌법을 무력화했습니다. 경제적 절망이 어떻게 극단주의의 연료가 되는지, 이보다 선명한 사례는 없습니다. 그 결말이 다음 강의 주제입니다.
인출 문제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같은 공황을 겪고도 미국은 뉴딜로, 독일은 나치즘으로 갔습니다. 무엇이 그 갈림길을 만들었을까요. 제도였을까요, 지도자였을까요, 아니면 패전의 기억이었을까요.
이전: 2강 1차 세계대전 · 다음: 4강 2차 세계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