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와 우주 2강. 네 가지 힘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단 네 가지 힘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중 둘은 이미 하나로 밝혀졌습니다.
풀고 시작
넷이면 충분하다
낙하하는 사과, 타오르는 별, 방사성 붕괴, 화학 반응. 이 모든 현상에 공통점이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자연의 모든 현상은 단 네 가지 기본 상호작용으로 환원됩니다.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입니다. 그런데 넷의 성격은 극단적으로 다릅니다.
| 힘 | 상대 세기(핵 규모 기준, 근사) | 도달 거리 | 매개 입자 | 하는 일 |
|---|---|---|---|---|
| 강한 핵력 | 1 | 약 10⁻¹⁵ m | 글루온 | 쿼크를 묶어 양성자, 핵을 만든다 |
| 전자기력 | 약 1/137 | 무한대 | 광자 | 원자, 분자, 화학, 빛 전부 |
| 약한 핵력 | 약 10⁻⁶ | 약 10⁻¹⁸ m | W, Z 보손 | 입자의 종류를 바꾼다(베타 붕괴) |
| 중력 | 약 10⁻³⁹ | 무한대 | (미확인) | 행성, 별, 은하, 우주 구조 |
가장 눈에 띄는 역설은 중력입니다. 일상에서 가장 실감 나는 힘이 입자 규모에서는 압도적으로 약하거든요. 양성자 두 개 사이의 중력은 전기력의 10³⁶분의 1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우주 규모에서 중력이 지배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전하는 양과 음이 상쇄되지만 질량은 상쇄되지 않고, 중력은 거리가 멀어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약한 핵력은 세기보다 역할이 특이합니다. 다른 힘들이 당기고 미는 동안, 약력은 아래 쿼크를 위 쿼크로 바꿔 중성자를 양성자로 변환합니다. 태양이 수소를 태울 수 있는 것도 이 변환 덕분입니다.
힘은 입자를 주고받는 일이다
뉴턴에게 힘은 원격 작용이었고, 패러데이와 맥스웰에게는 장(field)이었습니다. 20세기 양자장론은 세 번째 그림을 내놓습니다. 힘이란 매개 입자를 교환하는 사건이다. 전자 두 개가 밀어내는 것은 광자를 주고받기 때문이고, 쿼크가 묶이는 것은 글루온을 주고받기 때문입니다. 파인만(Feynman)이 고안한 다이어그램은 이 교환 과정을 그림 한 장으로 계산하는 언어가 되어 지금도 입자물리학의 표준 도구죠. 1935년 유카와(Yukawa)는 이 관점을 핵력에 적용해, 매개 입자가 무거울수록 힘의 도달 거리가 짧아진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광자는 질량이 0이라 전자기력은 무한히 뻗고, W와 Z 보손은 양성자보다 80~90배 무거워서 약력은 핵보다 짧은 거리에서 끊깁니다. 강한 핵력은 반대의 기묘함을 가집니다. 쿼크를 떼어놓을수록 힘이 세져서, 쿼크는 영원히 단독으로 관측되지 않습니다(쿼크 가둠).
첫 번째 통일: 전약 이론
물리학의 오랜 꿈은 힘의 목록을 줄이는 것입니다. 맥스웰이 전기와 자기를 하나로 묶었듯이, 1960년대 글래쇼(Glashow), 살람(Salam), 와인버그(Weinberg)는 전자기력과 약한 핵력이 높은 에너지에서 하나의 전약력(electroweak force)임을 보였습니다. 겉보기에 전혀 다른 두 힘의 차이는 힉스 장이 만든 위장이었던 것이죠. 광자는 질량이 없고 W, Z는 무겁다는 차이만이 저에너지에서 둘을 갈라놓습니다. 이 이론이 예측한 W와 Z 보손은 1983년 CERN에서 예측된 질량 그대로 발견됐고, 세 사람은 1979년, 발견팀의 루비아(Rubbia)는 1984년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힘의 목록은 사실상 셋으로 줄었습니다.
대통일, 그리고 만물이론의 꿈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자연스럽죠. 전약력과 강한 핵력마저 묶는 대통일 이론(GUT)입니다. 1974년 조자이(Georgi)와 글래쇼의 첫 모형은 양성자가 극히 드물게 붕괴한다고 예측했지만, 수십 년의 관측에도 양성자 붕괴는 목격되지 않았고 초기 모형은 기각됐습니다. 대통일은 여전히 가설입니다. 마지막 관문은 중력입니다. 중력까지 포함하는 만물이론(theory of everything)은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을 화해시켜야 하는데, 이 불화는 4강에서 다룰 물리학 최대의 미해결 문제입니다. 통일의 사다리는 아직 중간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