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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 5강. 회전과 진동

피겨 선수가 팔을 모으면 빨라지는 이유와 다리가 바람에 무너진 이유는, 둘 다 힘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풀고 시작

문제 1. 회전하던 피겨 선수가 벌렸던 팔을 몸 쪽으로 모으면 회전이 빨라집니다. 이 현상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얼음과의 마찰을 무시하면 외부 토크가 없으므로 각운동량 L = Iω가 일정합니다. 팔을 모아 I가 줄면 ω가 커지죠. 이때 회전 에너지는 오히려 늘어나는데, 팔을 끌어당기며 선수가 한 일이 그만큼 보태진 것이므로 에너지 보존을 근거로 대면 틀립니다.

토크와 각운동량: 회전의 문법

직선 운동의 문법은 회전에 그대로 번역됩니다. 힘의 자리에는 토크(torque, 돌림힘)가 옵니다. 토크는 힘의 크기에 회전축으로부터의 거리를 곱한 양(τ = rF, 힘이 팔에 수직일 때)이라서, 같은 힘이라도 문 손잡이가 경첩에서 멀수록 문이 잘 돌아갑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지렛대를 두고 "설 자리를 달라, 지구를 들어 올리겠다"고 말한 것도 팔 길이가 힘을 대신한다는 이 원리죠. 질량의 자리에는 관성 모멘트 I가 옵니다. 같은 질량이라도 회전축에서 멀리 분포할수록 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운동량의 자리에 각운동량(angular momentum) L = Iω가 옵니다. 외부 토크가 없으면 각운동량은 보존됩니다. 피겨 선수의 스핀이 교과서적 사례입니다. 팔을 모으면 I가 줄고, L이 일정해야 하므로 각속도 ω가 치솟습니다. 케플러 2법칙(행성이 태양에 가까울수록 빨라진다)도, 헬리콥터에 꼬리 날개가 달린 이유도 같은 보존 법칙의 얼굴이죠. 지난 강의 뇌터 정리로 말하면, 각운동량 보존은 공간의 회전 대칭이 드리운 그림자입니다.

진자: 성당의 샹들리에에서 시계로

전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젊은 갈릴레오는 피사 대성당에서 흔들리는 램프를 보다가 자신의 맥박으로 주기를 재었고, 흔들림의 폭이 줄어도 한 번 왕복하는 시간은 그대로라는 것을 알아챘다는 것이죠. 제자 비비아니가 남긴 이 일화는 세부가 각색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현재 관광객이 보는 "갈릴레오의 램프"는 그가 학생이던 시기보다 뒤에 걸린 것입니다). 그래도 갈릴레오가 진자의 등시성(isochronism)을 연구한 것은 사실입니다. 진자의 주기는 진폭이나 추의 질량이 아니라 줄의 길이로 정해집니다. 작은 진폭에서 주기는 T = 2π√(L/g)입니다. 다만 갈릴레오는 등시성이 어떤 진폭에서든 정확히 성립한다고 믿었는데 이는 근사일 뿐이며, 진폭이 크면 주기가 조금 길어집니다. 이 오차까지 해결해 1656년 최초의 진자시계를 만든 사람이 하위헌스입니다. 진자시계는 하루 오차를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끌어내려 정밀 측정이라는 근대 과학의 기반 설비가 되었습니다.

단진동: 복원력이 만드는 되풀이

진자의 흔들림은 사실 훨씬 넓은 가족의 한 구성원입니다. 평형점에서 벗어난 만큼에 비례해 되돌리는 힘이 작용하는 계, 곧 F = -kx 꼴의 복원력을 가진 계는 모두 같은 꼴로 진동합니다. 이를 단진동(단순 조화 진동)이라 합니다. 용수철에 매달린 추, 작은 진폭의 진자, 흔들리는 다리, 지진에 응답하는 건물, 분자 안에서 떨리는 원자까지, 미시와 거시를 가리지 않고 자연의 진동은 평형 근처에서 거의 언제나 단진동으로 근사됩니다. 그래서 단진동은 물리학 전체에서 가장 많이 재활용되는 모형이죠. 모든 진동계는 자신이 선호하는 고유 진동수를 가지며, 이 사실이 다음 절의 주인공을 낳습니다.

공명: 위력과 위험, 그리고 정직한 각주

그네를 밀어 본 사람은 누구나 공명을 압니다. 밀어 주는 박자가 그네의 고유 진동수와 맞으면 작은 힘이 쌓여 큰 진폭이 됩니다. 이것이 공명(resonance)입니다. 라디오가 수많은 전파 중 한 방송국만 골라 듣는 것도 회로를 그 진동수에 공명시키는 기술이죠. 위험도 같은 원리로 옵니다. 1831년 영국 브로턴 현수교는 군인들의 발맞춘 행진에 흔들리다 무너졌고, 이후 군대는 다리 위에서 발을 맞추지 않는 관행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유명한 사례인 1940년 타코마 해협 다리의 붕괴는 정직하게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과서에 흔히 "바람의 주기적 소용돌이가 다리와 공명했다"고 실렸지만, 현대 공학의 결론은 다릅니다. 타코마 다리를 무너뜨린 것은 외부의 주기적 힘에 의한 단순 공명이 아니라 공탄성 플러터(aeroelastic flutter), 곧 다리의 비틀림 진동이 스스로 바람으로부터 에너지를 끌어들이도록 공기 흐름을 바꾸는 자기 들뜸 진동이었습니다. 일정하게 부는 바람만으로도 진폭이 자라나는, 공명보다 고약한 현상이죠. 두 경우 모두 교훈은 같습니다. 구조물을 부수는 것은 힘의 크기가 아니라 힘과 구조가 맞물리는 방식입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같은 힘으로 문을 밀 때 경첩에서 먼 곳을 밀수록 잘 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회전을 일으키는 것은 힘 자체가 아니라 토크 τ = rF입니다. 같은 힘이라도 축에서 멀리 작용하면 토크가 커지죠. 문의 질량 분포(관성 모멘트)는 미는 위치와 무관하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문제 2. 갈릴레오의 진자 연구에 대한 가장 정직한 요약은 무엇일까요?
비비아니가 전한 샹들리에 일화는 각색 가능성이 크지만 연구 자체는 실재했습니다. 주기는 질량이 아니라 줄 길이에 의존하고, 진폭 무관성은 작은 진폭의 근사여서 하위헌스가 이를 보정해 진자시계를 완성했습니다.
문제 3. 단진동이 물리학 전반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평형에서 조금 벗어난 계의 복원력은 일반적으로 F = -kx 꼴로 근사할 수 있고, 그 결과 진자·용수철·분자 진동이 모두 같은 수학을 공유합니다. 에너지 보존은 단진동만의 특권이 아니므로 세 번째 보기는 그럴듯하지만 틀렸습니다.
문제 4. 1940년 타코마 다리 붕괴에 대한 현대 공학의 설명은 무엇일까요?
타코마 붕괴는 외부의 주기적 힘이 박자를 맞춰 준 단순 공명이 아닙니다. 다리의 비틀림이 주변 공기 흐름을 바꿔 진동을 스스로 키우는 플러터였고, 일정한 바람만으로도 진폭이 자랐죠. 행진 붕괴는 1831년 브로턴 다리의 사례입니다.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회전 스핀에서 각운동량은 보존되지만 회전 에너지는 선수가 한 일만큼 늘어납니다. 보존량이 여러 개일 때, 어떤 문제에서 어느 보존량을 꺼내 쓸지는 무엇이 결정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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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지 · 궁금하면 모던지 GitHub ·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