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학 3강. 자기: 전기의 쌍둥이
2천 년 동안 남남처럼 보이던 전기와 자기의 혈연은, 1820년 어느 강의실의 나침반 바늘 하나가 흔들리며 들통났습니다.
풀고 시작
나침반과 거대한 자석, 지구
자기의 첫 주인공은 자철석(lodestone)입니다. 그리스의 마그네시아 지방에서 나던 이 돌에서 자석(magnet)이라는 말이 나왔죠. 실용화는 중국이 앞섰습니다. 11세기 송나라의 학자 심괄은 『몽계필담』에 자화된 바늘이 남북을 가리킨다는 기록을 남겼고, 나침반은 이후 항해술을 바꿔 대항해시대의 필수 장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바늘은 대체 왜 북쪽을 가리킬까요. 1600년 길버트(William Gilbert)가 『자석에 관하여』에서 답했습니다. 작은 구형 자석 주위에서 바늘의 움직임을 관찰한 그는 지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라고 결론지었죠. 나침반은 신비한 하늘의 힘이 아니라 발밑 행성의 자기장에 반응하고 있었던 겁니다.
1820년, 강의 중의 발견
전기와 자기는 오랫동안 별개의 현상으로 취급됐습니다. 둘을 이은 사람은 덴마크의 외르스테드(Hans Christian Ørsted)입니다. 1820년 봄, 그는 전류가 흐르는 도선 근처에 놓인 나침반 바늘이 옆으로 획 도는 것을 확인했죠. 강의 도중에 우연히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전해지는데, 외르스테드 본인이 오래전부터 전기와 자기의 연관을 찾고 있었다는 반론도 있어 순전한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확실한 것은 결과죠.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 힘의 방향도 기묘했습니다. 도선 쪽으로 끌리거나 밀리는 것이 아니라, 도선을 감싸며 도는 방향이었죠. 자기장은 전류 주위에 동심원을 그립니다(오른손 엄지를 전류 방향으로 하면 나머지 손가락이 감기는 방향입니다). 그가 라틴어 논문을 유럽 각지에 돌리자 물리학계가 즉각 움직였습니다.
앙페르, 몇 주 만의 정리
파리의 앙페르(André-Marie Ampère)는 소식을 접한 지 몇 주 만에 현상을 수학으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나침반 없이 도선끼리 실험해, 같은 방향의 평행 전류는 서로 당기고 반대 방향은 서로 민다는 것을 보였죠. 자기를 매개로 전류가 전류에 힘을 미치는 겁니다. 그리고 전류 배치로부터 자기장의 세기를 계산하는 법칙(앙페르 법칙)을 세웠습니다. 나아가 그는 대담한 가설을 던졌죠. 영구자석의 자성도 결국 물질 내부를 도는 미시적인 원형 전류들 때문이라는 겁니다. 자석과 전류는 별개의 자기 원천이 아니라 같은 원천의 두 모습이라는 주장이었죠.
전자석: 스위치가 달린 자석
전류가 자기를 만든다면, 자석을 인공으로 만들 수도 있겠죠. 1825년 스터전(William Sturgeon)이 철심에 도선을 감아 첫 전자석을 만들었고, 미국의 헨리(Joseph Henry)는 감은 수를 크게 늘려 수백 kg을 들어올리는 전자석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전자석의 혁명성은 힘의 세기가 아니라 켜고 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위치로 자기를 제어하게 되자 전신(telegraph), 전동기, 릴레이가 뒤따랐죠. 멀리 있는 철 조각을 전기 신호로 딸깍 움직이는 것, 그것이 통신 문명의 씨앗이었습니다.
통일적 이해: 자기는 움직이는 전하가 만든다
이 강의 발견들은 하나의 문장으로 수렴합니다. 모든 자기는 움직이는 전하가 만든다. 도선의 자기장은 전자의 흐름이 만들고, 전자석은 감아 놓은 전류 고리가 만들며, 영구자석의 자성도 앙페르의 직관대로 전자의 궤도 운동과 스핀이라는 미시적 "전류"에서 나오죠(스핀의 정확한 정체는 양자역학 과목의 주제입니다). 그래서 자기 홀극은 없습니다. 전류 고리는 언제나 앞뒷면, 즉 N극과 S극을 쌍으로 가지기 때문이죠. 이제 남은 질문은 대칭입니다. 전기가 자기를 만든다면, 자기도 전기를 만들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의 답이 다음 강의 주인공,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입니다.
인출 문제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전기와 자기처럼 오랫동안 별개로 여겨지다 하나로 통일된 현상의 쌍을, 물리학은 그 뒤로도 계속 찾아왔습니다. 통일은 발견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만들어내는 관점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