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학 2강. 전류와 회로
죽은 개구리 다리의 경련을 둘러싼 논쟁이 전지를 낳았고, 전지가 흐르는 전기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풀고 시작
개구리 다리 논쟁: 갈바니 대 볼타
전지의 발명은 뜻밖에도 해부대 위 개구리 다리에서 시작됩니다. 1780년대 볼로냐의 해부학자 갈바니(Luigi Galvani)는 해부한 개구리 다리가 금속 기구에 닿을 때 경련하는 것을 보고, 생물 조직 안에 동물전기가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러자 파비아의 물리학자 볼타(Alessandro Volta)가 반박하고 나섰죠. 전기의 근원은 개구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금속의 접촉이고, 개구리 다리는 민감한 검출기였을 뿐이라는 겁니다. 볼타는 자기 주장을 증명하려고 구리와 아연 원판을 소금물 적신 천과 번갈아 쌓았고, 1800년 이 볼타 전퇴(voltaic pile)가 지속적인 전류를 내는 최초의 전지가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 전기는 라이덴병에 모았다가 한 번에 터뜨리는 불꽃이었는데, 이제 꾸준한 흐름, 즉 전류를 다룰 수 있게 된 거죠. 흥미롭게도 논쟁은 무승부에 가깝습니다. 전지의 원리는 볼타가 옳았지만, 신경이 실제로 전기 신호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갈바니의 직관도 살아남아 전기생리학의 출발점이 되었으니까요.
옴의 법칙: 흐름의 문법
이 흐름을 정량화한 사람은 대학교수도 아닌 독일의 교사 옴(Georg Ohm)이었습니다. 1827년 그는 도선에 흐르는 전류가 전압에 비례하고 저항에 반비례한다는 관계, V = IR을 발표했죠. 물의 비유가 직관을 줍니다. 전압은 수압(높이 차), 전류는 초당 흐르는 물의 양, 저항은 관의 좁고 거친 정도입니다. 펌프(전지)가 수압을 유지하면 물은 관의 저항이 허락하는 만큼 흐르죠. 이 단순한 법칙은 당대 독일 학계에서 한동안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옴은 뒤늦게야 명예를 얻었습니다. 오늘날 저항의 단위가 그의 이름(옴, Ω)입니다.
직렬과 병렬: 길이 하나냐 여럿이냐
회로의 직관은 두 연결 방식에서 갈립니다. 직렬은 외길입니다. 같은 전류가 모든 소자를 차례로 지나므로 저항은 더해지고, 한 곳이 끊기면 전체가 죽죠. 병렬은 갈림길입니다. 모든 가지에 같은 전압이 걸리고, 길이 여러 개라 전체 저항은 오히려 줄어들며, 한 가지가 끊겨도 나머지는 삽니다. 가정의 배선이 병렬인 이유가 여기 있죠. 냉장고를 꺼도 전등이 켜져 있어야 하고, 모든 가전이 동일한 220V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력과 감전: 죽이는 것은 전류다
전기가 단위 시간에 하는 일이 전력입니다. P = VI, 저항에서는 I²R로 열이 나죠(줄 발열). 전기난로와 백열전구가 이 원리입니다. 감전도 같은 문법으로 읽힙니다. 위험을 결정하는 것은 몸을 통과하는 전류입니다. 대략 수 mA면 고통을 느끼고, 수십 mA가 심장을 지나며 지속되면 심실세동으로 치명적일 수 있죠. 전압은 전류를 밀어내는 잠재력일 뿐이어서, 전하 공급이 없는 수만 볼트(정전기)는 무해하고 전하를 계속 공급하는 220V는 위험합니다. 마른 피부의 저항이 크다는 점이 평소 우리를 지켜주는 방패죠.
전류 전쟁: 에디슨 대 테슬라와 웨스팅하우스
1880년대 미국에서는 송전 방식을 놓고 산업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에디슨은 직류(DC)를, 테슬라의 특허를 산 웨스팅하우스는 교류(AC)를 밀었죠. 승부는 결국 물리학이 갈랐습니다. 같은 전력이면 전압을 높일수록 전류가 줄어 송전선의 I²R 손실이 급감하는데, 전압을 자유로 바꾸는 변압기는 교류에서만 작동했기 때문입니다(원리는 4강의 전자기 유도입니다). 에디슨은 교류의 위험을 부각하는 공포 캠페인까지 벌였지만,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 조명과 나이아가라 수력발전소 사업을 교류 진영이 따내며 대세가 결정됐습니다. 오늘날 전력망이 교류인 이유죠.
인출 문제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갈바니와 볼타처럼 서로 틀렸다고 싸운 두 진영이 모두 부분적으로 옳았던 사례가 과학사에 또 있을까요. 논쟁이 발견을 가속하는 조건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