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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이론 4강. 블랙홀과 중력파

아인슈타인 자신도 믿지 않았던 방정식의 해가, 100년 뒤 사진으로 찍히고 소리로 검출됐습니다.

풀고 시작

문제 1. GPS 위성의 원자시계는 지상 시계와 다른 속도로 흐릅니다. 상대성이론의 두 효과를 합산한 순 결과는 무엇일까요?
빠른 궤도 속도는 시계를 하루 약 7마이크로초 느리게 하고, 지상보다 약한 중력은 약 45마이크로초 빠르게 합니다. 합산하면 하루 약 38마이크로초 빠름이며, 보정하지 않으면 위치 오차가 하루에 킬로미터 단위로 쌓입니다. 상대성이론은 매일 주머니 속에서 검증되고 있는 셈이죠.

슈바르츠실트의 해와 사건지평선

1915년 11월 아인슈타인이 장방정식을 발표하고 불과 몇 주 뒤, 놀라운 편지 한 통이 도착합니다. 독일 천문학자 슈바르츠실트(Karl Schwarzschild)가 첫 엄밀해를 구해 보낸 것이죠. 그것도 1차 대전 러시아 전선에서 복무하던 중의 계산이었고, 그는 이듬해 전장에서 얻은 병으로 사망합니다. 슈바르츠실트 해는 구형 질량 바깥의 시공간을 기술하는데, 기묘한 특징이 있었습니다. 질량 M을 반지름 2GM/c² 안으로 압축하면, 그 경계 안에서는 빛조차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경계가 사건지평선(event horizon)입니다. 지구를 이 크기로 압축하면 반지름 약 9mm, 태양이면 약 3km가 됩니다.

지평선 안의 사건은 바깥 우주에 어떤 신호도 보낼 수 없고, 멀리서 보면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물체의 시간은 한없이 느려져 보입니다. 훗날 휠러(John Wheeler)가 1967년 무렵 대중화한 이름이 블랙홀(black hole)이죠.

수학적 괴물에서 관측 대상으로

블랙홀의 실재는 오래 의심받았습니다. 얼마나 의심받았느냐면, 아인슈타인 본인이 1939년 논문에서 그런 천체는 물리적으로 형성될 수 없다고 논증했을 정도입니다. 에딩턴도 "자연에는 이런 부조리를 막는 법칙이 있을 것"이라며 별의 붕괴 이론을 공격했죠. 그러나 같은 1939년 오펜하이머(J. Robert Oppenheimer)와 스나이더(Hartland Snyder)는 무거운 별이 연료를 소진하면 붕괴를 막을 것이 없음을 계산으로 보였습니다. 1960년대 펜로즈(Roger Penrose)는 붕괴가 대칭성 가정 없이도 특이점에 이른다는 것을 증명했고(2020년 노벨상), 1970년대 X선 천문학은 백조자리 X-1에서 블랙홀 후보를 찾아냈습니다. 우리 은하 중심의 궁수자리 A* 둘레를 도는 별들의 궤도 관측(겐첼과 게즈, 역시 2020년 노벨상)은 태양 질량 약 400만 배의 보이지 않는 천체를 지목했죠.

종지부는 사진이었습니다. 2019년 4월, 지구 곳곳의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묶은 사건지평선망원경(EHT)이 M87 은하 중심 블랙홀의 그림자 영상을 공개합니다. 빛나는 고리 한가운데의 어두운 그림자, 일반상대성이 예측한 바로 그 모습이었습니다.

중력파: 시공간의 소리를 듣다

일반상대성은 또 하나를 예측합니다. 질량이 요동치면 시공간의 곡률이 물결처럼 광속으로 퍼져 나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중력파(gravitational wave)죠. 아인슈타인은 1916년에 이를 유도했지만 효과가 너무 작아 검출은 불가능하다고 봤고, 실재 여부를 두고 본인도 오락가락했습니다.

그런데 2015년 9월 14일, 미국의 레이저 간섭계 LIGO의 두 관측소가 신호 GW150914를 포착합니다. 태양 질량 약 36배와 29배의 블랙홀 두 개가 13억 년 전 병합하며 태양 질량 약 3배를 중력파 에너지로 방출한 사건이었습니다. 4km 길이 간섭계 팔의 길이 변화는 양성자 지름의 수천분의 1 수준이었죠. 2016년 2월의 발표는 두 가지를 한꺼번에 확증했습니다. 중력파는 실재하고, 블랙홀 쌍성도 실재한다는 것입니다. 설계를 주도한 바이스(Rainer Weiss), 손(Kip Thorne), 배리시(Barry Barish)는 2017년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전자기파로만 우주를 보던 천문학에 완전히 새로운 감각이 열린 것이죠. 2017년의 중성자별 병합 관측은 중력파와 빛을 동시에 잡아내며 다중신호 천문학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주머니 속의 상대성이론

상대성이론이 극한 천체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장 일상적인 검증은 사실 여러분 주머니 속의 내비게이션입니다. GPS 위성은 고도 약 2만 km에서 돌며 원자시계로 시각 신호를 쏩니다. 특수상대론에 따라 빠른 궤도 속도는 위성 시계를 하루 약 7마이크로초 느리게 만들고, 일반상대론에 따라 지상보다 약한 중력은 하루 약 45마이크로초 빠르게 만듭니다. 순 효과는 하루 약 38마이크로초 빠름이죠. 사소해 보이지만 빛은 1마이크로초에 300m를 가므로, 보정 없이는 위치 오차가 하루 만에 킬로미터 단위로 쌓여 GPS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래서 위성 시계는 발사 전부터 이 편차를 상쇄하도록 조정됩니다. 한편 블랙홀 중심의 특이점에서는 일반상대성 자체가 무너지며, 그 너머를 물어보려면 양자역학이 필요합니다. 다음 과목의 주제입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슈바르츠실트 해가 기술하는 사건지평선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사건지평선은 물리적 표면이 아니라 인과의 경계입니다. 안쪽의 어떤 신호도 바깥에 도달할 수 없죠. 자유낙하하는 관찰자는 지평선을 지나는 순간 국소적으로 특별한 것을 느끼지 않으므로, 물질이 닿자마자 소멸하는 벽이라는 상상은 틀렸습니다.
문제 2. 블랙홀 실재 논쟁의 역사로 옳은 것은 무엇일까요?
방정식의 해를 낸 진영조차 그 물리적 실재를 오래 의심했다는 것이 이 역사의 묘미입니다. 1919년 일식은 별빛의 휨을 확인한 것이지 블랙홀 증명이 아니며, 오늘날은 영상과 중력파까지 확보되어 실재를 의심하는 전문가는 사실상 없습니다.
문제 3. 2015년 LIGO가 검출한 GW150914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태양 질량 약 36배와 29배의 블랙홀이 병합한 신호였고, 간섭계 팔 길이의 변화는 양성자 지름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중력파의 실재와 블랙홀 쌍성의 실재를 동시에 확증했으며 2017년 노벨상으로 이어졌죠.
문제 4. GPS가 상대성이론 보정 없이 운용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속도에 의한 느려짐(약 7마이크로초)과 약한 중력에 의한 빨라짐(약 45마이크로초)이 합쳐져 하루 약 38마이크로초의 편차가 생깁니다. 위치는 빛의 도달 시간으로 계산하므로 시계 오차는 곧 거리 오차죠. 위성 시계는 발사 전부터 이를 상쇄하도록 조정됩니다.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사건지평선 안에서 일어난 일은 원리적으로 바깥에서 알 수 없습니다. 원리적으로 검증 불가능한 영역에 대한 이론은 과학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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