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지 / 세계문학 / 19세기 문학 1강. 있는 그대로를 쓰겠다는 야심

19세기 문학 1강. 있는 그대로를 쓰겠다는 야심

소설이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면, 그 거울을 어디에 세울지 정하는 사람은 결국 작가입니다.

풀고 시작

문제 1. 1857년 프랑스 법정이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을 문제 삼은 지점은 무엇일까요?
검찰은 이 소설이 간통을 매혹적으로 그려 놓고도 작가의 도덕적 심판을 붙이지 않았다는 점을 공중도덕 훼손으로 걸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소재의 자극성보다 판단을 보류하는 서술 방식이었죠. 플로베르는 무죄를 받았고 재판은 오히려 책을 유명하게 만들었습니다.

거울을 들고 큰길로 나서다

낭만주의가 감정을 복권시킨 지 한 세대 만에, 젊은 작가들은 정반대의 불만을 품습니다. 시인이 자기 영혼을 들여다보는 동안 세상은 철도와 은행과 신문으로 뒤덮였는데 정작 그 세상을 쓴 책이 없다는 것이었죠. 스탕달은 『적과 흑』(Le Rouge et le Noir, 1830)에 19세기 연대기라는 부제를 달았고, 소설이란 큰길을 따라 들고 다니는 거울이라는 비유를 작품 안에 심어 두었습니다. 거울이 진창을 비추면 그것은 거울의 죄가 아니라 길의 죄라는 말이 뒤따랐습니다. 리얼리즘(réalisme)이 문학의 깃발이 된 것은 조금 뒤입니다. 1855년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만국박람회 심사에서 밀리자 전시장 옆에 임시 건물을 세우고 리얼리즘이라는 간판을 내걸었고, 소설가 뒤랑티가 곧 같은 이름의 잡지를 냈습니다. 강령은 짧았습니다. 지금 여기의 평범한 사람을 관찰해서 쓰겠다는 것이었죠.

사회 전체를 장부에 올리겠다는 사람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는 그 야심을 문자 그대로 실행했습니다. 그는 자기 소설들을 하나의 거대한 건물로 묶어 『인간 희극』(La Comédie humaine)이라 이름 붙였고, 1842년 서문에서 프랑스 사회가 역사가라면 자신은 그 서기일 뿐이라고 선언했습니다. 90편 가까운 작품에 등장인물이 수천 명인데, 진짜 발명은 그 다음입니다. 인물 재등장(retour des personnages) 기법으로 한 소설의 조연이 다른 소설의 주인공으로 돌아오게 만든 것이죠. 야심 찬 시골 청년 라스티냐크는 여러 권에 걸쳐 나이를 먹고 출세합니다. 독자는 책을 덮어도 그 세계가 계속 굴러간다는 착각을 얻습니다. 발자크는 빚에 쫓기며 밤새 커피를 들이켜고 썼는데, 그 다급함이 문체의 거친 활력이 되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왕당파였다는 사실입니다. 엥겔스는 1888년의 한 편지에서 발자크가 자기 정치적 편애와 반대되는 계급의 몰락을 정직하게 그려 냈다며 리얼리즘의 승리라고 불렀습니다. 관찰이 신념을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죠.

문장 하나를 저울에 다는 사람

귀스타브 플로베르(1821~1880)는 정반대의 속도로 일했습니다. 그는 딱 맞는 단어를 찾는다는 뜻의 르 모 쥐스트(le mot juste)에 집착해 하루에 몇 문장만 쓰기도 했고, 완성한 문장을 큰 소리로 읽어 리듬을 시험했습니다. 루이즈 콜레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작가가 우주의 신처럼 작품 어디에나 있으면서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썼습니다. 이 원칙을 문장 차원에서 실현한 도구가 자유간접화법(style indirect libre)입니다. 서술자의 목소리와 인물의 생각이 한 문장에 겹쳐서, 지금 이 감상이 엠마의 것인지 작가의 비웃음인지 독자가 스스로 판정해야 합니다. 1857년 재판의 진짜 쟁점이 여기 있었습니다. 판단해 줄 사람이 사라진 소설을 법정이 견디지 못한 것이죠. 그를 기소한 검사 에르네스트 피나르는 같은 해 보들레르의 『악의 꽃』도 법정에 세우는데, 이쪽은 유죄가 나옵니다. 그 이야기는 4강에서 이어집니다. 흔히 인용되는 보바리 부인은 나다라는 말은 확실한 출처가 없으니 재미있는 문구로만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소설을 실험실로 만들려던 시도

에밀 졸라(1840~1902)는 관찰에서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그는 클로드 베르나르의 『실험의학 서설』(1865)을 읽고 소설도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믿었고, 『실험소설론』(Le Roman expérimental, 1880)에서 그 방법을 내놓습니다. 인물에게 특정한 유전 형질과 특정한 환경을 부여한 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자는 것이었죠. 이것이 자연주의(naturalisme)입니다. 20권으로 이어진 『루공 마카르 총서』(Les Rougon-Macquart, 1871~1893)는 한 가문의 혈통이 제2제정이라는 조건 속에서 어떻게 갈라지는지를 추적합니다. 자료 조사도 실험자의 태도여서, 『제르미날』(Germinal, 1885)을 쓰려고 그는 탄광 지대에 내려가 갱도까지 들어갔습니다. 물론 소설은 실험이 아닙니다. 변수도 결과도 작가가 쓰니 통제군이 있을 리 없고, 당대부터 이 비유가 과학의 겉옷일 뿐이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다만 졸라는 사실을 믿는 태도를 끝까지 밀고 나가, 1898년 드레퓌스 사건에서 「나는 고발한다」를 신문에 실었다가 유죄 판결을 받고 영국으로 피신합니다.

거울이 비추지 못한 것

리얼리즘은 프랑스만의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조지 엘리엇이 필명 뒤에서 『미들마치』(Middlemarch, 1871~1872)를 써서 지방 소읍의 결혼과 개혁과 실패를 촘촘히 엮었고, 재능 있는 여성이 쓸 자리가 없는 사회를 조용히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20세기 비평은 리얼리즘의 자기 이해를 정면으로 흔듭니다. 형식주의자들은 있는 그대로 보인다는 느낌 자체가 특정한 관습의 효과라고 지적했고, 롤랑 바르트는 1968년 글에서 이야기에 아무 기능도 없는 사소한 사물 묘사가 오히려 이것이 현실이라는 신호로 작동한다며 이를 현실 효과(effet de réel)라 불렀습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1920년대에 앞 세대 소설가들이 집과 수입과 옷을 다 적어 놓고 정작 사람은 놓쳤다고 공격했습니다. 무엇보다 그 거울에는 잘 잡히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부엌의 하인, 식민지의 피지배자, 이름 없이 지나가는 여성들이죠. 정전이 왜 논쟁거리인지는 문학을 읽는 법 과목에서 다시 다룹니다. 다음 강에서는 같은 시기에 전혀 다른 질문을 소설에 넣은 러시아로 갑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발자크의 인물 재등장 기법이 독자에게 만들어 낸 효과는 무엇인가요?
한 소설의 조연이 다른 소설에서 나이를 먹은 주인공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인간 희극 전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사회처럼 읽힙니다. 인물이 매번 새로 설정되는 것도, 같은 사건이 되풀이되는 것도 이 기법의 취지와는 반대입니다.
문제 2. 플로베르의 자유간접화법이 보바리 부인 재판과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유간접화법에서는 지금의 감상이 인물의 것인지 작가의 비웃음인지 확정되지 않습니다. 판단해 주는 목소리가 사라진 서술을 법정이 견디지 못했다는 점이 이 재판의 문학사적 쟁점입니다.
문제 3. 졸라가 실험소설론에서 소설에 도입하려 한 두 축은 무엇인가요?
졸라는 클로드 베르나르의 실험의학을 본떠, 혈통과 환경이라는 조건을 설정하고 인물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는 절차를 제안했습니다. 다만 변수도 결과도 작가가 쓰는 이상 실제 실험은 아니라는 비판이 당대부터 있었습니다.
문제 4. 바르트가 말한 현실 효과가 가리키는 것은 무엇인가요?
바르트는 이야기 전개에 아무 기능도 없는 세부가 오히려 이것이 현실이라는 표시로 읽힌다고 보았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재현처럼 보이던 것이 실은 학습된 관습이라는 지적이며, 리얼리즘을 자연스러움이 아니라 하나의 기법으로 되돌려 놓습니다.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1. 서술자가 판단을 보류하는 소설과 인물을 분명히 단죄하는 소설 중, 독자를 더 윤리적으로 만드는 쪽은 어느 쪽일까요.
  2. 오늘 우리가 사실적이라고 느끼는 이야기의 문법은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고, 백 년 뒤에는 어떻게 낡아 보일까요.

이전: 소설의 탄생 4강 · 다음: 19세기 문학 2강

모던지 · 궁금하면 모던지 GitHub ·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