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뒤집기 1화. 금붕어 기억력은 3초가 아닙니다
금붕어는 몇 달 전에 배운 것을 기억합니다. 3초마다 세상을 잊는 물고기는 실험실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풀고 시작
3초 신화는 어디서 왔을까
작은 어항을 뱅뱅 도는 금붕어가 한 바퀴 돌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농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이야기의 출처를 추적한 사람들은 과학 논문 대신 광고와 코미디, 방송을 만나게 됩니다. 좁은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는 일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주는 농담이 어느새 사실처럼 굳어졌다는 것이 유력한 추정입니다. 정확한 기원은 아무도 모릅니다. 출처 없는 이야기가 근거 없이도 모두가 아는 상식이 된 셈이죠.
실험실의 금붕어는 우등생입니다
과학이 확인한 금붕어는 전혀 다른 동물입니다. 1960년대부터 연구자들은 금붕어에게 빛과 전기 자극을 짝지어 회피 행동을 가르쳤고, 금붕어는 이것을 최소 한 달 넘게 기억했습니다. 레버를 누르면 먹이가 나오는 장치를 학습시킨 실험에서는 몇 달 뒤에도 조작법을 기억했습니다. 특정 소리를 들려준 뒤 먹이를 주는 조건화 훈련도 통합니다. 소리만 듣고 먹이 자리로 모여드는 행동이 오래 유지되죠. 2008년에는 호주의 15세 학생이 학교 과제로 이 통념을 반증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항 속 빨간 표식 근처에서만 먹이를 주자, 금붕어들은 몇 주 만에 표식만 넣어도 곧장 모여들었죠. 3초는커녕, 금붕어는 시간과 장소와 신호를 엮어서 배우는 학습자입니다. 실은 금붕어만 특별한 것도 아니어서, 물고기의 학습과 기억은 어류 연구에서 폭넓게 확인되는 능력입니다.
신화가 오래 사는 이유
틀린 상식이 이렇게 질긴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짧고 재미있고, 대화에 써먹기 좋고, 틀렸는지 확인해 볼 일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은 같은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 참이라고 느끼는 경향을 진리 착각 효과(illusory truth effect)라고 부릅니다. 이 시리즈에서 만날 신화들이 대부분 이 공식을 따릅니다. 다음 화의 주인공은 여러분 혀에 그려진 가짜 지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