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심리학 5강. 우리는 왜 자꾸 틀리나
편향은 머리가 나빠서 생기는 사고가 아닙니다. 대체로 잘 통하는 지름길이 특정 지형에서 미끄러지는 것입니다.
풀고 시작
지름길이 만든 체계적 오차
1970년대 초,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사람들이 확률을 어떻게 다루는지 묻는 짧은 문제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무작위한 실수가 아니었습니다. 오답이 한쪽으로 몰렸죠. 오류에 방향이 있다는 것은 그 뒤에 규칙이 있다는 뜻입니다.
세 가지가 특히 유명합니다. 대표성은 어떤 사례가 전형적 이미지와 얼마나 닮았는지로 확률을 대신 판단하는 지름길입니다. 가용성은 사례가 얼마나 쉽게 떠오르는지로 빈도를 추정하는 지름길이고요. 비행기 사고 뉴스를 본 주에 비행기가 유난히 위험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기준점과 조정은 처음 주어진 숫자에 판단이 끌려가는 현상입니다. 완전히 무관한 숫자를 먼저 보게 해도 이후 추정치가 그쪽으로 기웁니다. 협상에서 첫 제안이 힘을 갖는 이유죠.
중요한 것은 이 지름길들이 결함 목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보와 시간이 부족한 실제 환경에서 대체로 잘 듣는 방법이고, 다만 특정 문제 구조에서 예측 가능하게 미끄러집니다.
확증 편향은 반대 증거를 안 찾는 일입니다
웨이슨은 참가자에게 2, 4, 6이라는 수열을 주고 그 규칙을 알아내라고 했습니다. 새 수열을 제시하면 규칙에 맞는지 알려 준다는 조건이었죠. 사람들은 대개 8, 10, 12 같은 것을 냅니다. 자기 가설에 들어맞는 사례만 계속 시험하는 것입니다. 실제 규칙은 그저 증가하는 세 수였는데, 그것을 알아내려면 자기 가설을 깨는 시도를 해 봐야 했습니다.
일상에서 이 편향은 더 조용히 작동합니다. 우리는 반대 의견을 반박하려고 찾고, 같은 편 의견은 검증 없이 통과시킵니다. 같은 통계를 봐도 자기 입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읽는 일도 흔합니다. 이것이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정보를 더 주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정보는 더 정교한 선택적 인용을 낳기도 합니다.
이중 과정 이론과 그 비판
카너먼의 정리로 널리 알려진 구도가 있습니다. 빠르고 자동적이며 노력이 들지 않는 처리와, 느리고 통제적이며 노력이 드는 처리를 나누는 그림입니다. 야구 방망이와 공이 합쳐 1달러 10센트이고 방망이가 공보다 1달러 비쌀 때 무심코 10센트라고 답하는 순간이 전자이고, 잠시 멈춰 계산해 5센트를 얻는 것이 후자입니다.
이 구분은 직관적이고 강력한 정리 도구입니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두 체계가 뇌 안의 실체가 아니라 특징들을 묶어 놓은 이름표에 가깝고, 그 특징들이 늘 함께 다니지도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게다가 어떤 답이 나오면 첫 번째 체계 탓, 다른 답이 나오면 두 번째 체계 덕으로 사후 설명하기 쉬워 반증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단일 과정으로 같은 결과를 설명하려는 모형들도 경쟁 중입니다.
재현성 이야기도 여기서 정직하게 해야 합니다. 기준점 효과처럼 여러 실험실이 참여한 대규모 재현에서 살아남은 결과가 있는 반면, 노인 관련 단어를 읽으면 걸음이 느려진다는 식의 사회적 점화 연구들은 재현에 실패했습니다. 카너먼 본인도 자신의 책에서 점화 연구를 다룬 대목이 표본이 작은 연구를 지나치게 신뢰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같은 프로그램 안에서도 견고한 결과와 흔들리는 결과가 섞여 있습니다.
알아도 잘 안 고쳐집니다
편향 목록을 외우면 편향이 줄어들까요. 연구 결과는 인색합니다. 사람들은 편향이 남에게 더 강하게 작용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고, 이 경향에는 편향 맹점이라는 이름까지 붙었습니다. 편향을 배운 뒤에도 자기 판단만은 예외라고 느끼는 것이죠.
효과가 확인된 개입은 지식 전달보다 절차 설계 쪽에 있습니다. 반대 사례를 의무적으로 적게 만드는 절차, 판단 근거를 미리 정해 두고 나중에 바꾸지 못하게 하는 사전 등록, 채점 기준을 고정한 구조화 면접, 개인의 직관 대신 단순한 규칙을 쓰는 방식이 그런 예입니다. 실제로 과학계가 재현성 위기에 대응한 방식도 연구자에게 더 조심하라고 요구하는 대신 사전 등록과 공개 데이터라는 제도를 만든 것이었습니다. 개인의 각성보다 판단이 놓이는 구조를 바꾸는 편이 잘 듣습니다.
이 강의 주제는 경제학 쪽에서 다시 만납니다.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작업이 시장과 정책의 언어로 옮겨 간 과정은 행동경제학에서 이어집니다.
인출 문제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내가 최근에 강하게 확신한 판단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그 판단을 무너뜨리려면 어떤 증거가 필요한지 말할 수 있나요? 말할 수 없다면 그것은 판단일까요, 아니면 입장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