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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학 2강. 군집과 먹이그물

군집의 운명은 종의 목록이 아니라 상호작용의 그물이 결정합니다. 그리고 어떤 실은 다른 실보다 훨씬 굵습니다.

풀고 시작

문제 1. 바닷가 조간대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불가사리를 인위적으로 제거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포식자가 사라지면 다양성이 늘 것 같지만 실험 결과는 반대였습니다. 불가사리가 경쟁력 최강자인 홍합을 솎아내던 억제가 풀리자 홍합이 공간을 독점했고 다른 종들이 밀려났죠. 포식이 오히려 공존을 지탱한다는 것이 이 강의 핵심 반전입니다.

상호작용의 대차대조표

자연의 종들은 서로 어떤 거래를 하며 살까요? 군집(community)은 한 지역에서 상호작용하며 사는 여러 종의 집합입니다. 상호작용은 각 종이 얻는 손익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유형 종 A 종 B
경쟁(competition) 손해 손해 같은 먹이를 노리는 사자와 하이에나
포식(predation) 이익 손해 불가사리와 홍합
초식(herbivory) 이익 손해 성게와 켈프
기생(parasitism) 이익 손해 촌충과 숙주
상리공생(mutualism) 이익 이익 꽃과 벌, 산호와 공생조류
편리공생(commensalism) 이익 무해 고래 피부에 붙어 이동하는 따개비

표가 보여 주듯 자연은 협력과 착취를 모두 씁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개별 관계가 아니라, 이 관계들이 얽혀 만드는 먹이그물(food web)의 구조입니다.

경쟁 배타와 니치

1934년 가우제(Georgy Gause)는 짚신벌레 두 종을 한 배양기에서 길렀습니다. 각자 따로 두면 둘 다 번성했는데, 함께 두면 한 종이 반드시 절멸했습니다. 여기서 경쟁 배타 원리(competitive exclusion principle)가 나옵니다. 완전히 같은 자원을 같은 방식으로 쓰는 두 종은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숲 하나에 수백 종이 공존하는 현실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답은 니치(niche), 즉 한 종이 자원과 환경을 이용하는 고유한 방식의 분화입니다. 맥아더는 1958년 가문비나무 한 그루에서 솔새 다섯 종이 나무의 꼭대기, 중간, 안쪽 가지로 채집 구역을 나눠 쓰는 것을 정밀하게 기록했습니다. 겉보기에 같은 자리를 두고 다투는 종들도 실제로는 니치를 쪼개 배타를 피하고 있었던 겁니다. 생태학은 여기서 두 개념을 구분합니다. 경쟁자가 없을 때 차지할 수 있는 범위가 기본 니치(fundamental niche)이고, 경쟁 때문에 실제로 밀려나 차지하는 좁은 범위가 실현 니치(realized niche)입니다. 우리가 야외에서 보는 것은 언제나 후자죠.

핵심종: 페인의 불가사리와 해달의 켈프 숲

1966년 페인(Robert Paine)은 워싱턴주 해안 조간대에서 불가사리(Pisaster)를 몇 년간 계속 떼어내는, 어찌 보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실험을 했습니다. 결과는 극적이었습니다. 15종이 살던 바위가 8종으로 줄었고 홍합이 공간을 독점해 버린 것이죠. 페인은 이런 종을 핵심종(keystone species)이라 불렀습니다. 개체수나 생물량이 아니라 구조를 지탱하는 영향력이 큰 종입니다. 아치의 쐐기돌처럼, 빼는 순간 전체가 무너집니다. 같은 구도가 알류샨 열도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에스테스(James Estes)의 연구에서 해달이 있는 바다는 켈프 숲이 우거졌고, 해달이 사라진 바다는 성게가 켈프를 갉아먹어 바위 사막이 됐습니다. 해달은 성게를 먹음으로써 켈프 숲 전체를, 그리고 그 숲에 깃든 어류와 무척추동물 군집까지 떠받치고 있었던 겁니다.

영양 종속 효과: 옐로스톤의 늑대

포식자의 영향이 두 단계 아래까지 내려가는 현상을 영양 종속 효과(trophic cascade)라 합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1995년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 재도입입니다. 늑대가 사라졌던 70년 동안 엘크가 불어나 버드나무와 사시나무 어린 싹을 먹어치웠는데, 늑대가 돌아오자 엘크의 수와 행동이 달라지면서 강가의 나무들이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비버와 명금류가 돌아왔다는 보고도 이어졌죠. 다만 지적 정직성을 위해 덧붙이면, 회복의 크기와 원인을 두고 논쟁이 있습니다. 늑대 단일 원인이 아니라 가뭄, 곰의 포식, 하천 수위 변화가 겹쳤다는 반론이 유력하고, "늑대가 강을 바꿨다"는 대중적 서사는 과장이라는 평가가 학계의 중론에 가깝습니다. 종속 효과는 실재하지만, 생태계는 한 가닥의 인과로 설명되기에는 너무 촘촘한 그물인 것이죠. 이 그물을 따라 흐르는 에너지의 회계는 3강에서 다룹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경쟁 배타 원리에도 불구하고 한 숲에 수백 종이 공존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쟁 배타는 니치가 완전히 겹칠 때의 결론입니다. 맥아더의 솔새들처럼 같은 나무를 쓰는 종들도 채집 구역과 방식을 나누면 공존할 수 있죠. 숲의 자원도 유한하고, 식물 역시 빛과 양분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문제 2. 핵심종을 정의하는 기준으로 옳은 것은 무엇일까요?
핵심종의 기준은 양이 아니라 구조적 영향력입니다. 페인의 불가사리는 조간대에서 다수 종이 아니었지만 제거하자 15종이 8종으로 줄었죠. 개체수가 많은 종은 우점종이라 부르며, 핵심종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문제 3. 해달, 성게, 켈프의 관계에서 해달이 켈프 숲을 지탱하는 메커니즘은 무엇일까요?
해달은 켈프와 직접 상호작용하지 않습니다. 켈프의 초식자인 성게를 먹음으로써 두 단계 아래의 켈프를 간접적으로 지키는 것이죠. 포식자의 효과가 한 단계 건너 아래로 전달되는 영양 종속 효과의 전형입니다.
문제 4. 옐로스톤 늑대 재도입 사례에 대한 학계의 평가로 가장 정확한 것은 무엇일까요?
엘크 감소와 일부 식생 회복은 관측됐고 종속 효과 자체는 지지됩니다. 그러나 가뭄, 곰의 포식, 수문 변화가 겹쳤다는 반론이 유력해서, 늑대 단일 원인의 극적 서사는 과장으로 평가되죠. 확립된 사실과 대중적 서사를 구분하는 것이 요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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