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2강. 세포의 구조: 원핵과 진핵
당신의 세포 안에는 20억 년 전에 삼켜진 세균의 후손이 지금도 살면서 전기 요금을 내고 있습니다.
풀고 시작
두 종류의 설계도
지구에는 수천만 종의 생물이 살지만, 세포의 기본 설계도는 단 두 장뿐입니다. 원핵세포(prokaryote)와 진핵세포(eukaryote)죠. 이름의 핵심은 핵(karyon)입니다. 원핵세포는 DNA가 막에 싸이지 않은 채 세포질에 놓여 있고, 진핵세포는 DNA를 핵막으로 감싼 핵 안에 보관합니다. 그러나 차이는 핵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 구분 | 원핵세포 | 진핵세포 |
|---|---|---|
| 대표 생물 | 세균, 고세균 | 동물, 식물, 균류, 원생생물 |
| 크기 | 대략 1~10μm | 대략 10~100μm |
| 핵막 | 없음 | 있음 |
| DNA 형태 | 주로 원형, 히스톤과 결합하지 않음 | 선형, 히스톤 단백질과 결합 |
| 막성 소기관 | 없음 | 미토콘드리아, 소포체 등 다수 |
| 리보솜 | 70S | 80S (세포질 기준) |
| 분열 | 이분법 | 체세포분열, 감수분열 |
비유하자면 원핵세포가 원룸이라면 진핵세포는 방마다 용도가 정해진 저택입니다. 막으로 구획을 나누면 서로 충돌하는 화학 반응을 동시에 돌릴 수 있고, 부피가 커져도 효율을 유지할 수 있죠. 진핵세포의 등장은 대략 20억 년 전으로 추정되며, 이 구획화가 훗날 다세포 생물이라는 건축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소기관의 분업
진핵세포의 내부는 잘 짜인 분업 체계입니다. 핵은 유전 정보의 보관소이자 사령부로, DNA를 보관하고 전사를 통제합니다. 리보솜은 그 정보를 단백질로 번역하는 조립 라인이죠. 리보솜은 막이 없는 소기관이라 원핵세포에도 있으며, 이는 단백질 합성이 모든 생명의 공통 기반임을 보여 줍니다. 소포체는 합성된 단백질을 접고 지질을 만들어 운반하는 물류망이고, 골지체가 그 뒤의 포장과 배송을 맡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호흡으로 ATP를 생산하는 발전소이며, 식물 세포의 엽록체는 빛 에너지를 포도당에 저장하는 태양광 공장입니다. 어느 부서도 혼자서는 세포가 아니지만, 이 분업 전체가 곧 살아 있음이죠. 각 부서의 화학은 3강에서 본격적으로 다룹니다.
마굴리스, 삼켜진 자들의 역사
그런데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다른 소기관과 격이 다릅니다. 미국의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는 1967년 논문에서 이 둘이 원래 독립된 세균이었다는 내부공생설(endosymbiotic theory)을 체계화했습니다. 먼 옛날 어떤 숙주 세포가 호기성 세균을 삼켰는데, 어쩐 일인지 소화하지 않았습니다. 세균은 숙주 안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며 함께 사는 길을 택했다는 것이죠. 그 후손이 미토콘드리아이고, 광합성 세균(시아노박테리아)을 삼킨 계열의 후손이 엽록체입니다. 이 발상 자체는 20세기 초 러시아의 메레시콥스키 등이 먼저 내놓았지만 오랫동안 조롱받았고, 마굴리스의 논문도 여러 학술지에서 거듭 게재를 거절당했습니다. 진화의 큰 도약이 경쟁만이 아니라 합병으로도 일어난다는 주장은 당시 주류에게 그만큼 낯설었던 것이죠.
증거가 판을 뒤집다
조롱받던 가설을 구한 것은 증거입니다. 첫째,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자체 DNA를 갖는데 그 형태가 세균처럼 원형입니다. 둘째, 내부에 70S 리보솜이 있어 진핵세포질의 80S가 아니라 세균의 것과 같죠. 셋째, 세포 분열과 별개로 세균처럼 이분법으로 분열합니다. 넷째, 이중막을 갖는데 이는 삼켜질 때 숙주의 막에 한 번 더 싸인 흔적으로 해석됩니다. 다섯째, 세균의 리보솜을 겨냥하는 일부 항생제가 미토콘드리아 리보솜에도 작용합니다. 그리고 결정타는 분자계통학이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DNA의 염기서열은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와, 엽록체 DNA는 시아노박테리아와 가장 가깝거든요. 조롱받던 가설은 이제 교과서의 표준 이론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세포 하나하나가 고대 합병 기업의 후신인 셈이죠.
인출 문제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부품일까요, 지금도 함께 사는 별개의 생물일까요. 둘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이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