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압에서 사고는 만졌을 때가 아니라 다가갔을 때 시작되고, 이 강에서 다루는 규정은 결국 거리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답입니다.
풀고 시작
문제 1. 보호도체와 중성선의 식별에 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무엇입니까?
보호도체는 녹황 조합으로 지정되어 있고 이 조합은 보호도체 전용이라 다른 도체에 쓸 수 없으며, 중성선은 파란색입니다. 두 번째 선택지는 두 색을 서로 바꿔 놓은 것이라 얼핏 익숙해 보이지만 정반대입니다. 색상 식별은 정전 상태에서 도체를 눈으로 구분하는 마지막 안전장치라 현장 재량이나 겸용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전압이 올라가면 규정이 태도를 바꿉니다
규정을 읽다 보면 이상한 지점이 하나 보입니다. 저압 설비에서는 대체로 만지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말하는데, 특고압 설비에서는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도 위험하다고 말하죠. 같은 전기인데 왜 태도가 달라질까요.
답은 공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절연체라고 부르지도 않는 공기가 사실은 전선과 사람 사이를 막아 주는 절연체입니다. 그런데 이 절연에는 한계가 있어서, 전압이 높아지면 어느 순간 공기가 버티지 못하고 길을 내줍니다. 이것이 섬락입니다. 손이 전선에 닿지 않았는데도 전류가 사람 쪽으로 건너뛰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죠.
그래서 전압이 올라갈수록 규정은 세 방향으로 요구를 늘립니다. 첫째로 사람과 전선, 전선과 다른 물체 사이에 이격거리를 두게 합니다. 둘째로 애자와 케이블의 절연 수준을 전압에 맞게 올리게 합니다. 셋째로 아예 접근 자체를 막습니다. 다만 얼마를 두라는 값은 전압과 장소와 시설 방법마다 다르게 정해져 있고 개정으로 바뀌기도 하니, 값 자체는 시행 중인 규정으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가공전선로와 지중전선로는 위험을 서로 다른 곳에 숨깁니다
전기를 먼 곳까지 보내는 길은 크게 둘입니다. 하늘로 띄우는 가공전선로와 땅에 묻는 지중전선로죠. 둘 중 무엇이 더 안전하냐고 물으면 답이 깔끔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위험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옮기기 때문입니다.
가공전선로는 절연을 상당 부분 공기에 맡깁니다. 그래서 값이 싸고 고장 난 자리가 눈에 보이지만, 바람과 착빙, 낙뢰, 수목 접촉처럼 바깥세상이 주는 자극을 그대로 받습니다. 여름에 전선이 늘어져 이도가 커지면 지표면과의 거리가 줄어드는 문제도 함께 안고 가죠. 지중전선로는 그 자극에서 벗어나는 대신 절연을 케이블 자신이 전부 떠안습니다. 흙에 둘러싸여 열이 잘 빠지지 않고, 사고가 나면 어디가 상했는지 찾는 일부터가 큰 작업입니다. 굴착하다 케이블을 건드리는 사고가 잦아 매설 표지와 보호 조치를 규정이 따로 요구합니다.
비교 항목
가공전선로
지중전선로
절연을 맡는 것
주로 공기와 애자
케이블 자체의 절연층
주된 위험
낙뢰, 강풍, 착빙, 접촉
굴착 손상, 방열 불리, 침수
고장 대응
눈으로 찾기 쉽고 복구가 빠름
고장점 탐색과 복구에 시간이 걸림
철탑이 진짜로 싸우는 상대는 전기가 아니라 하늘입니다
지지물에 요구되는 것들을 보면 의아합니다. 전기 이야기는 별로 없고 바람과 눈, 장력 이야기가 대부분이죠. 당연합니다. 전선이 끊어지거나 지지물이 쓰러지면 그 순간 이격거리는 의미를 잃고, 특고압 전선이 사람 머리 위로 떨어지니까요. 그래서 규정은 풍압하중과 빙설하중, 전선의 장력, 한쪽 경간이 끊겼을 때 생기는 불평균 장력까지 계산에 넣게 하고 기초와 재료에 안전율을 두게 합니다.
낙뢰는 또 다른 싸움입니다. 지지물 꼭대기에 가공지선을 한 가닥 더 얹어 두면 벼락이 충전된 전선 대신 이 선을 때리고, 그 전류가 지지물과 접지를 타고 대지로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탑각의 접지저항이 높으면 뇌격 전류가 흐르는 순간 지지물 전체의 전위가 확 올라가고, 그 전위차 때문에 이번에는 지지물에서 전선 쪽으로 거꾸로 방전이 일어납니다. 이것이 역섬락이고, 매설지선을 깔아 접지저항을 낮추는 이유입니다.
울타리와 표지는 장식이 아니라 규정 사항입니다
특고압 기기가 놓인 자리에 울타리와 담, 위험 표지를 두게 하는 규정은 형식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본 것처럼 특고압에서는 접촉이 아니라 접근이 사고의 조건입니다. 그러니 사람이 거기까지 갈 수 있는지를 물리적으로 끊는 일이 보호장치만큼 중요한 대책이 되죠. 표지는 그 자리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판단할 기회를 주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전선로가 도로와 철도, 통신선, 건조물과 접근하거나 교차하는 구간도 같은 논리로 읽으시면 됩니다. 이 구간에서 전선이 끊어지면 피해가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통신선과 나란히 갈 때는 접촉하지 않아도 유도로 통신선에 위험한 전압이 실릴 수 있고요. 그래서 규정은 이런 구간에서 이격을 더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선의 굵기와 강도를 올리고 지지물의 시설 방법을 강화하는 보안공사를 함께 요구합니다. 끊어졌을 때의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끊어질 확률 자체를 낮추자는 이중의 설계입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고압과 특고압 설비에서 저압 설비보다 큰 이격거리를 요구하는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무엇입니까?
이격거리의 근거는 공기의 절연 파괴입니다. 전압이 높아지면 전선과 사람 사이의 공기가 버티지 못하고 길을 내주어 닿지 않아도 섬락이 일어나므로 거리를 벌리게 합니다. 발열을 고른 분들은 전압과 저항을 섞은 것인데 도체의 저항은 재질과 굵기, 길이로 정해지고 전압이 높다고 커지지 않습니다. 전류가 커진다는 진술도 그럴듯하지만 같은 전력이면 전압이 높을수록 전류는 오히려 작아지고, 전선 하중은 지지물 설계의 문제이지 이격거리를 정하는 이유가 아닙니다.
문제 2. 가공전선로에서 지지물의 탑각 접지저항을 낮게 관리하도록 하는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무엇입니까?
가공지선이 벼락을 대신 받아도 그 전류가 대지로 잘 빠지지 않으면 지지물 전체의 전위가 치솟고, 그 전위차 때문에 지지물에서 충전된 전선으로 역섬락이 일어납니다. 접지저항을 낮추고 매설지선을 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전압강하는 부하 전류가 선로 임피던스를 지나며 생기는 현상이라 접지저항과 관계가 없고, 이도는 전선의 자중과 온도, 장력으로 정해집니다. 가공지선이 유도장해를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완전히 없앤다는 표현은 과장이라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문제 3. 지중전선로가 가공전선로와 비교해 갖는 특성으로 옳은 것은 무엇입니까?
지중화는 위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옮기는 선택입니다. 바깥 자극에서 벗어나는 대신 사고가 났을 때 어디가 상했는지 찾는 일부터 큰 작업이 됩니다. 흙이 열을 잘 빼 준다는 진술은 직관에는 맞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방열이 불리해 허용전류가 제약되는 쪽이고, 지중은 공기 절연을 기대할 수 없어 케이블 절연을 더 두껍게 요구합니다. 굴착 작업 중 손상이 지중선로의 대표적인 사고 유형이라 매설 표지와 보호 조치는 오히려 규정 사항입니다.
문제 4. 특고압 전선로가 도로나 철도, 통신선, 건조물과 접근하거나 교차하는 구간을 규정이 다루는 방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무엇입니까?
이런 구간은 사고가 났을 때 피해가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으므로 규정은 두 겹으로 접근합니다. 거리를 벌려 사고 시 피해를 줄이면서, 동시에 전선과 지지물의 조건을 강화해 끊어질 확률 자체를 낮춥니다. 이격만 지키면 된다는 선택지가 가장 그럴듯한 오답인데 강화된 시설 방법을 요구하는 취지를 놓친 것입니다. 지중화 의무라는 진술은 규정에 없는 과장이고, 통신선은 접촉하지 않아도 정전유도와 전자유도로 위험한 전압이 실릴 수 있어 유도 대책이 함께 다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