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읽는 법 1강. 문화 차원과 그 한계
국가별 문화 점수는 편리한 도구입니다. 그리고 개인에게 적용하는 순간 편견이 됩니다.
풀고 시작
문화를 숫자로 세워 본 시도
문화를 비교하려면 무엇을 재야 할까요. 헤이르트 홉스테드는 1960년대와 70년대에 IBM 직원들의 사내 설문 자료를 국가별로 비교해, 나라 사이 차이가 몇 개의 축으로 정리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비교했으니 직무 조건을 통제한 셈이라는 것이 강점이었죠.
그가 제시한 차원은 이렇습니다.
| 차원 | 묻는 것 |
|---|---|
| 권력 거리 | 위계와 권한 격차를 얼마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가 |
|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 나를 개인으로 규정하는가, 소속 집단으로 규정하는가 |
| 성취 지향과 관계 지향 | 경쟁과 성과를 앞세우는가, 배려와 삶의 질을 앞세우는가 |
| 불확실성 회피 | 모호함과 규칙 없는 상태를 얼마나 불편해하는가 |
| 장기 지향 | 미래를 위한 인내와 전통을 어떻게 저울질하는가 |
| 자적과 자제 | 욕구 충족을 허용하는가, 규범으로 억제하는가 |
이 틀이 널리 쓰인 이유는 실용성입니다. 예컨대 권력 거리가 큰 조직 문화에서 상사의 지시에 그 자리에서 반론을 제기하면 무례로 읽힐 수 있고, 작은 문화에서 반론을 삼키면 무능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이런 예측이 실무에서 쓸모가 있었습니다.
비판을 함께 배워야 하는 이유
문제는 이 틀이 너무 잘 팔렸다는 데 있습니다. 여러 비판이 축적되어 있고, 도구를 쓰려면 이 한계를 함께 알아야 합니다.
첫째, 표본의 문제입니다. 한 다국적 기업의 사무직 직원이 그 나라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브렌던 맥스위니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이 지점을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둘째, 국가를 문화 단위로 놓은 문제입니다. 인도나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를 하나의 점수로 요약하는 일이 무엇을 지우는지는 앞선 강들에서 이미 보았습니다. 국경은 문화의 경계가 아니라 정치의 경계입니다.
셋째, 생태학적 오류입니다. 집단의 평균을 개인에게 적용하는 추론의 오류를 가리킵니다. 어떤 나라의 개인주의 점수가 높다고 해서 그 나라에서 만난 사람이 개인주의적이라는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집단 안의 분산이 집단 사이 차이보다 큰 경우가 흔합니다.
넷째, 문화는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1970년대 자료로 지금을 설명하면 세대 변화와 도시화, 이주와 인터넷이 만든 변화를 놓칩니다.
다른 지도들
홉스테드 이후에도 여러 시도가 있었습니다. 로널드 잉글하트와 크리스티안 벨첼은 세계 가치관 조사 자료로 두 축의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전통 가치와 세속 합리 가치의 축이고 다른 하나는 생존 가치와 자기표현 가치의 축입니다. 이 지도에서 나라들은 종교와 역사 경험에 따라 무리를 이루며, 경제 발전이 특정 방향의 이동과 함께 간다는 경향을 보여 줍니다. 다만 여기에도 인과의 방향과 측정 도구의 문화 편향 문제가 남습니다.
에린 마이어는 실무자용으로 여러 축을 정리했는데, 소통 방식과 피드백 방식, 설득 방식, 시간 감각 같은 항목을 나눈 점이 특징입니다. 특히 직설적 부정 피드백과 완곡한 부정 피드백을 구분한 축이 실무에서 자주 인용됩니다.
그렇다면 이 도구를 어떻게 쓸까
쓰는 방식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가설을 만드는 데 쓰고, 판정에는 쓰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 가는 나라에서 회의를 한다면, 권력 거리나 피드백 방식 같은 축은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예상 목록을 만들어 줍니다. 예상이 있으면 낯선 반응을 무례로 해석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난 사람이 그 예상과 다르게 행동하면 예상을 버리면 됩니다. 사람이 지표를 배반하는 것이 아니라 지표가 사람을 다 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태도는 다음 강들과 이어집니다. 음식과 축제, 시간 감각이라는 구체적 재료로 문화를 읽는 연습을 2강부터 이어 갑니다. 사회를 구조로 보는 틀은 사회학 서가에 있습니다.
인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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