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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사회 4강. 지금 새로 생기는 종교들

오늘날 세계 종교라 불리는 것들도, 시작할 때는 전부 이상한 신흥 집단이었습니다.

풀고 시작

문제 1. 종교사회학이 컬트라는 용어 대신 신종교 운동이라는 말을 널리 쓰게 된 이유는?
원래 컬트는 새로운 요소가 들어와 형성된 집단을 가리키는 중립적 분류어였지만, 언론과 반대 운동을 거치며 위험 판정을 내포한 말이 됐습니다. 그래서 학계는 가치 판단이 덜한 신종교 운동이라는 표현으로 옮겨 갔습니다.

교단, 분파, 그리고 낙인이 된 단어

종교 집단을 분류하는 고전적 틀은 20세기 초 막스 베버와 에른스트 트뢸치에게서 나왔습니다. 교회는 사회와 타협하며 태어난 사람을 자동으로 품는 대규모 조직이고, 분파는 그 타협을 거부하고 갈라져 나와 자발적 헌신을 요구하는 소규모 집단입니다. 뒤에 연구자들이 여기에 컬트를 더했습니다. 분파가 기존 전통 안에서 쪼개져 나온 것이라면, 컬트는 바깥에서 새로운 요소가 들어와 만들어진 것이라는 구분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말이 학계 밖에서 겪은 운명입니다. 1970년대 이후 컬트는 위험하고 사람을 망친다는 판정을 담은 단어가 됐고, 학술 개념으로 쓰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연구자들은 신종교 운동(New Religious Movements)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한국어의 사이비나 이단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이단은 특정 교단이 자기 교리 기준으로 내리는 신학적 판정이고, 사이비는 가짜라는 단정을 이미 담고 있습니다. 어느 쪽도 학술 분류가 아니어서, 종교학은 이 말들 대신 그 집단이 무엇을 믿고 어떻게 조직되며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 기술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왜 하필 그때 그곳에서

신종교는 아무 때나 균등하게 생기지 않습니다. 급격한 사회 변동, 기존 제도의 권위 약화, 설명되지 않는 집단적 고통이 겹치는 시기와 장소에 몰립니다. 19세기 전반 미국 뉴욕주 서부는 부흥 집회가 하도 잦아 불탄 지역이라 불렸는데, 운하 개통으로 인구와 돈이 급격히 흐르던 이 지대에서 여러 새로운 종교 운동이 잇따라 태어났습니다.

일본에서는 막부 말기의 혼란기와 패전 직후에 신종교가 폭발적으로 늘어, 연구자들이 후자를 신들의 러시아워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국가신도 체제가 무너지고 종교 규제가 풀린 조건이 겹쳤습니다. 한국의 근대 전환기도 같은 구조를 보여 줍니다. 조선 왕조의 지배 질서가 흔들리고 외세가 밀려들던 19세기 후반에 동학을 비롯한 여러 운동이 나타났고, 이들은 새 종교이자 사회 변혁의 언어이기도 했습니다. 신종교의 지도는 그 사회가 어디에서 아팠는지를 보여 주는 지도이기도 합니다.

세뇌 논쟁은 어떻게 끝났나

1970년대 미국에서는 자녀가 신종교에 들어간 부모들이 반대 운동을 조직했고, 사람을 강제로 데려와 신앙을 되돌리려는 디프로그래밍도 등장했습니다. 이를 뒷받침한 것이 세뇌 가설이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도 조작된 기법에 걸리면 의지를 잃고 개종한다는 주장이죠.

그런데 실증 연구는 다른 그림을 내놨습니다. 사회학자 아이린 바커는 한 신종교의 입문 워크숍 참가자들을 추적했는데, 절대다수는 가입하지 않았고 가입자 중에서도 상당수가 몇 년 안에 스스로 떠났습니다. 세뇌가 작동한다면 나오기 어려워야 하는데 현실은 반대였습니다. 개종을 설명한 것은 조작 기법이 아니라 친구와 가족을 통한 사회적 유대, 그리고 삶의 전환기라는 조건이었습니다. 미국심리학회의 심의 위원회도 1987년 마인드컨트롤을 다룬 특별위원회 보고서를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것이 모든 집단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재산 갈취, 노동 착취, 성범죄, 탈퇴 방해는 실제로 발생하며, 종교 여부와 무관하게 개별 사안의 사실과 법으로 다뤄야 할 일입니다. 학계의 결론은 집단 전체에 세뇌라는 딱지를 붙이는 설명이 힘을 잃었고, 강압적 통제 여부를 사안별로 확인하는 접근이 남았다는 것입니다.

접속으로 유지되는 신앙

종교 공동체의 물리적 조건도 바뀌었습니다. 감염병 유행기를 거치며 온라인 예배와 법회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상시 선택지가 됐고, 상당수 공동체가 대면과 온라인을 섞어 운영합니다. 성서 앱과 명상 앱은 수억 회 단위로 내려받아졌고, 종교 지식의 첫 접점이 성직자가 아니라 검색창과 추천 알고리즘인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여기서 종교 권위의 지형이 흔들립니다. 교단이 인정하지 않은 인물이 온라인에서 수십만 청중을 갖는 일이 흔해졌고, 신자는 자기 교단 밖의 해석을 손쉽게 비교하게 됐습니다. 연구자들은 온라인 공동체가 접근성과 소수자 포용에서 강점을 보이는 반면, 함께 밥을 먹고 아픈 사람을 찾아가는 결속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빈자리는 무엇으로 채워지나

이른바 무종교 인구는 여러 나라에서 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특정 종교가 없다고 답한 성인이 최근 조사에서 30퍼센트 안팎으로 집계되고, 한국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종교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조사 기관과 문항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므로 자릿수 정도로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런데 무종교가 곧 무신앙은 아닙니다. 스스로를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영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명상과 요가와 점술은 오히려 시장을 키웠습니다. 불교 수행에서 종교적 맥락을 덜어 낸 마음챙김 프로그램이 병원과 기업에 들어간 것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는 두 방향의 평가가 붙습니다. 접근성을 넓혔다는 쪽과, 공동체와 윤리를 떼어 내고 심리 기법만 상품으로 팔았다는 쪽입니다.

떠난 사람들이 채우는 자리로는 정치적 신념, 자기계발, 팬덤, 러닝 크루가 거론됩니다. 다만 이것들을 곧바로 대체 종교라 부르는 순간 이 서가의 첫 강에서 본 기능적 정의의 함정에 다시 걸립니다. 사람을 모으고 의미를 주면 다 종교라고 할 때, 종교라는 말은 아무것도 구별해 주지 못합니다. 종교학이 200년 동안 정의에 합의하지 못한 채로도 굴러온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답을 확정하는 학문이 아니라 무엇을 묻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이 서가의 여정은 여기서 한 바퀴를 돕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트뢸치 계열의 유형론에서 분파와 컬트를 가르는 기준은?
분파는 기존 전통 내부의 분리이고 컬트는 외부에서 새로운 것이 유입되어 형성된 집단이라는 구분입니다. 규모나 법적 지위는 이 유형론의 기준이 아니며, 컬트라는 말은 지금은 낙인어가 되어 학술 사용이 어렵습니다.
문제 2. 신종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조건으로 본문이 든 것은?
19세기 미국의 불탄 지역, 패전 직후 일본, 근대 전환기 조선이 모두 급격한 변동과 기존 질서의 동요를 공유합니다. 신종교의 분포는 그 사회의 균열이 어디였는지를 보여 주는 지표에 가깝습니다.
문제 3. 세뇌 가설에 대한 학술 연구의 결론으로 옳은 것은?
입문 워크숍 추적 연구에서 다수는 가입하지 않았고 가입자도 상당수가 스스로 떠났으며, 미국심리학회의 위원회도 관련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착취나 강압적 통제 사례는 사안별 사실과 법으로 따로 다뤄야 합니다.
문제 4. 무종교 인구 증가에 대한 본문의 해석으로 옳은 것은?
종교적이지 않지만 영적이라는 자기 규정이 늘었고 명상과 점술 시장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다만 사람을 모으고 의미를 주면 모두 종교라고 부르는 순간 그 말은 아무것도 구별해 주지 못하게 됩니다.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어떤 집단을 종교로 인정할지 국가가 판단해야 한다면, 그 기준은 무엇이어야 하고 그 판단은 누가 검증할까요.
  • 온라인에서만 만나는 신앙 공동체가 함께 밥을 먹는 공동체와 같은 것을 줄 수 있을까요. 없다면 무엇이 빠지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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