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지 / 종교학 / 종교란 무엇인가 4강. 종교는 정말 사라지고 있나

종교란 무엇인가 4강. 종교는 정말 사라지고 있나

20세기 사회학이 가장 자신 있게 내놓은 예측 하나가 빗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예측한 본인이 공개적으로 인정했습니다.

풀고 시작

문제 1. 세속화 이론의 대표 주창자였다가 1990년대에 자기 예측을 공개 수정한 학자는?
버거는 1960년대에 종교인이 소수 집단으로 남으리라 전망했다가 1990년대 말 세계는 탈세속화되었다며 전망을 거둬들였습니다. 스타크와 데이비는 처음부터 세속화 이론에 비판적이었고, 베버는 탈주술화를 말했을 뿐 종교 소멸을 예언한 적은 없습니다.

예측과 철회

세속화 이론은 근대화가 진행되면 종교가 물러난다는 전망입니다. 사회학자 칼 도벨라레는 이 논의를 사회와 조직과 개인이라는 세 층위로 나누어 보자고 제안했고, 호세 카사노바는 세속화 주장이 실은 세 개의 명제로 되어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첫째로 정치와 경제와 교육 같은 영역이 종교의 관할에서 분리되고, 둘째로 사람들의 종교 실천이 줄어들며, 셋째로 종교가 공적 무대에서 사적 영역으로 후퇴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20세기 후반의 자료는 이 세 명제를 따로 떼어 놓았습니다. 제도 분화라는 첫째 축은 대체로 진행됐지만, 둘째와 셋째는 지역마다 전혀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이란 혁명과 폴란드의 가톨릭 교회, 미국 복음주의의 정치 진출,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신학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카사노바는 1994년에 세 명제 가운데 셋째를 거둬들이며 종교의 탈사유화를 말했습니다. 종교가 사적 영역으로 물러나기는커녕 공적 무대로 되돌아왔다는 진단입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둔 두 갈래

가장 흥미로운 비교 사례가 유럽과 미국입니다. 유럽에서는 20세기 후반 내내 예배 참석률이 뚜렷하게 떨어졌습니다. 사회학자 그레이스 데이비는 여기서 소속 없는 믿음이라는 표현을 만들었습니다.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신이나 초월적인 무언가는 믿는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죠. 반대로 미국은 오랫동안 높은 참석률을 유지했습니다. 왜 근대화된 두 사회가 반대 방향으로 갔을까요. 로드니 스타크와 로저 핑크는 종교 시장 이론으로 답했습니다. 국교가 시장을 독점하면 성직자들이 나태해지고, 경쟁이 치열하면 종교 단체들이 사람들의 필요에 민감해진다는 것입니다. 스티브 브루스 같은 학자들은 이 설명이 여러 사례에서 잘 들어맞지 않는다고 반박했고,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무종교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그림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인구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개인의 신념만 보면 종교가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구 구조를 보면 그림이 뒤집힙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장기 전망은 앞으로 수십 년간 세계에서 종교에 소속된 사람의 비율이 줄기는커녕 소폭 늘어난다고 봅니다. 이유는 개종이 아니라 출산율과 연령 구조입니다. 무종교 인구는 출산율이 낮고 고령화된 유럽과 동아시아에 몰려 있고, 종교 인구가 많은 지역은 젊고 아이를 많이 낳습니다. 현재 세계 인구 가운데 어떤 전통에도 소속되지 않았다고 답하는 비율은 대략 여섯 명 중 한 명 수준이고, 그리스도교는 세계 인구의 약 3할, 이슬람은 약 4분의 1 규모로 추산됩니다. 조사 기관과 분류 기준에 따라 수치가 갈리므로 자릿수 이상으로 정밀하게 읽으면 안 됩니다. 전망 자체도 개종률과 이탈률을 어떻게 가정하느냐에 크게 흔들립니다.

무종교인이라는 하나의 이름, 여러 개의 실체

무종교인을 뜻하는 nones는 단일 집단이 아닙니다. 조사에서 이 칸에 표시하는 사람들 안에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신론자, 알 수 없다고 보는 불가지론자, 그리고 특별히 정해 두지 않았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섞여 있습니다. 여러 조사에서 마지막 부류가 가장 크고, 그중 상당수는 신이나 사후 세계나 초월적인 무언가를 믿는다고 답합니다. 무종교가 무신앙과 같은 말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국의 변화도 뚜렷합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종교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05년 5할대에서 2015년 4할대로 내려갔고, 이후 여론조사들은 무종교 비율을 6할 안팎으로 잡습니다. 특히 20대와 30대에서 무종교 비율이 높다는 점이 여러 조사에서 반복해 확인됩니다. 여기에 영성은 있지만 종교는 없다고 말하는 태도가 겹칩니다. 명상이나 요가나 개인적 수행은 하지만 제도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이죠. 이 태도를 두고 소비주의적 개인주의라는 비판과, 제도 종교의 권위주의와 성직자 비리에 대한 정당한 응답이라는 옹호가 맞섭니다.

세속화는 하나의 과정이 아닙니다

최근 연구가 도달한 결론은 세속화라는 단어를 복수형으로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프랑스는 공적 영역에서 종교 표현을 강하게 억제하는 길을 갔고, 미국은 국가와 교회를 분리하면서도 종교성이 높게 유지되는 길을 갔습니다. 인도는 여러 종교를 국가가 평등하게 대하는 모델을 표방했고, 중국은 국가가 종교 단체를 관리하는 체제를 택했습니다. 같은 근대화인데 도착지가 이렇게 다릅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다중 세속성이라는 말을 씁니다. 여기서 1강의 아사드가 되돌아옵니다. 세속과 종교는 원래부터 나뉘어 있던 두 영역이 아니라 근대 국가가 경계를 그으면서 함께 만들어진 짝이라는 관점이죠. 종교가 사라지느냐는 질문보다 종교가 어디에 배치되느냐는 질문이 더 생산적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제 정의와 방법과 의례와 사회 변동이라는 네 개의 렌즈를 갖췄으니, 다음 과목부터는 개별 전통을 하나씩 들여다보겠습니다. 첫 순서는 힌두교입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카사노바가 말한 종교의 탈사유화가 가리키는 현상은?
세속화 이론은 종교가 사생활 영역에 갇힐 것으로 봤지만, 이란 혁명과 폴란드 교회와 미국 복음주의의 정치 참여는 반대 방향을 보여 줬습니다. 카사노바는 이를 근거로 사유화 명제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제 2. 스타크와 핑크의 종교 시장 이론이 유럽의 낮은 종교 참여를 설명하는 방식은?
이 이론은 수요가 아니라 공급 쪽에 원인을 두고, 경쟁이 활발한 미국의 높은 참여와 대비시킵니다. 다만 이 설명이 여러 사례에 잘 맞지 않는다는 반박이 있고 최근 미국의 무종교 증가로 구도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문제 3. 세계 종교 인구 비율이 줄지 않으리라는 전망의 주된 근거는?
이 전망의 핵심 변수는 개종이 아니라 연령 구조와 출산율이며, 무종교 인구는 고령화된 유럽과 동아시아에 몰려 있습니다. 다만 개종률과 이탈률 가정에 결과가 민감하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문제 4. 본문이 무종교인 집단에 대해 강조한 사실은?
여러 조사에서 가장 큰 몫은 특별히 정해 두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들이고, 그중 상당수는 신이나 사후 세계를 믿는다고 응답합니다. 무종교는 무신앙과 같은 말이 아니며 문항 설계에 따라 수치가 달라집니다.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소속 없는 믿음과 영성은 있지만 종교는 없다는 태도는 종교의 쇠퇴일까요, 형태 변경일까요.
  • 세속과 종교의 경계를 국가가 긋는다면, 그 경계선은 어떤 기준으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이전: 종교란 무엇인가 3강 · 다음: 동양의 종교 1강

모던지 · 궁금하면 모던지 GitHub ·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