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절과 방어 4강. 몸은 늘 되돌리려 합니다
건강하다는 것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쉬지 않고 되돌리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풀고 시작
베르나르의 내부 환경, 캐넌의 이름
19세기 프랑스의 생리학자 베르나르(Claude Bernard)는 이상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바깥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든 한여름이 되든, 몸속 세포가 잠겨 있는 액체의 조건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안쪽 바다를 내부 환경(milieu intérieur)이라 불렀고, 생명이 자유로운 이유는 바로 이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지키는 능력에 있다고 썼습니다. 그 통찰에 이름을 붙인 사람은 1강에서 만난 캐넌입니다. 그는 1926년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용어를 제안했고 1932년 저서 『몸의 지혜』에서 이를 하나의 원리로 정리했습니다. 여기서 접두어가 같음을 뜻하는 homo가 아니라 비슷함을 뜻하는 homoio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몸은 고정이 아니라 좁은 범위 안에서의 진동을 유지합니다. 두 이름은 인체의 설계 1강에서 이미 스쳤으니, 이 강에서는 그 안을 열어 봅니다.
되돌리는 회로, 그리고 움직이는 설정점
항상성의 기본 문법은 음성 되먹임입니다. 감지기가 값을 재고, 조절 중추가 설정점과 비교하고, 실행기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더우면 땀을 내고 피부 혈관을 넓히고, 추우면 혈관을 좁히고 떨어서 열을 만듭니다. 2강의 호르몬 축도 같은 문법으로 돌아갔죠.
재미있는 것은 설정점 자체가 움직인다는 사실입니다. 감염이 생기면 면역세포가 내놓은 신호가 뇌의 체온 조절 중추에 작용해 설정점을 위로 올립니다. 그러면 몸은 실제 체온이 아직 정상인데도 그것을 이제 낮다고 판정하고, 오한을 일으켜 떨게 만들고 혈관을 좁혀 열을 모읍니다. 열이 오르는 초입에 이불을 덮고도 덜덜 떠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고장이 아니라 목표치가 바뀐 것입니다.
밀어붙이는 회로는 끝이 있을 때만 안전합니다
반대로 양성 되먹임은 변화를 되돌리는 대신 증폭합니다. 몸이 이 위험한 회로를 쓰는 경우는 드뭅니다. 출산이 대표적인데, 태아가 자궁경부를 밀면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수축이 강해지며 그것이 다시 옥시토신을 늘립니다. 이 되먹임은 아기가 나오는 순간 끝점을 만나 멈춥니다. 혈액 응고도 같은 구조로, 응고 인자들이 서로를 활성화해 순식간에 마개를 만든 뒤 종료 장치가 확산을 막습니다. 양성 되먹임은 반드시 끝을 가진 채로만 안전하다는 뜻이죠.
신장이라는 회계사
체액 조절의 실무는 신장이 봅니다. 규모부터 놀랍습니다. 두 콩팥은 하루에 약 180리터의 혈장을 걸러 내고 그중 99퍼센트를 도로 흡수해서, 실제로 내보내는 소변은 1.5리터 안팎입니다. 일단 다 버린 다음 필요한 것만 되찾는 이 낭비 같은 설계 덕분에, 무엇을 얼마나 남길지 순간순간 다시 정할 수 있습니다.
조율은 호르몬이 맡습니다. 몸에 물이 부족해 혈액이 진해지면 뇌하수체 뒤엽에서 항이뇨호르몬이 나와 신장이 물을 더 붙잡게 하고, 동시에 갈증이 생겨 마시게 만듭니다. 혈압과 혈액량이 떨어지면 신장에서 시작되는 호르몬 연쇄가 알도스테론을 불러 나트륨과 물을 되돌립니다. 산과 염기의 균형도 두 기관의 합작입니다. 폐는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며 수 분 안에 대응하고, 신장은 중탄산과 수소이온을 조절하며 며칠에 걸쳐 마무리합니다. 빠른 임시 조치와 느린 정산이 짝을 이루는 구조입니다.
조절이 밀릴 때, 그리고 나이가 들 때
항상성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물이 모자라면 혈액이 진해지고 더 진행되면 혈압까지 떨어지는 탈수가 오고, 반대로 앞의 문제처럼 물만 과하게 들어오면 나트륨 농도가 묽어집니다. 실제로 2002년 보스턴 마라톤 참가자를 조사한 연구에서 완주자의 약 13퍼센트가 저나트륨혈증 상태였고, 위험이 높았던 쪽은 물을 적게 마신 사람이 아니라 많이 마신 사람이었습니다. 고온에서 땀에 의존한 냉각이 한계를 넘으면 열사병이 되는데, 이때는 조절 자체가 무너진 상태라 응급입니다. 여기서 이 강의 선을 분명히 해 둡니다. 지금 읽은 것은 원리이지 자기 몸을 판정하는 기준이 아닙니다. 어지럽거나 의식이 흐려지거나 소변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진단하지 말고 즉시 의료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항상성 자체가 사라지는 일이 아니라 되돌릴 여력이 줄어드는 일입니다. 평온할 때의 체온과 혈당과 나트륨 수치는 젊은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는 흔들린 뒤 제자리로 돌아오는 속도와 폭에서 드러납니다. 갈증 감각이 둔해져 탈수를 늦게 알아채고, 땀과 혈관 반응이 느려져 폭염에 체온이 더 쉽게 오릅니다. 폭염 사망자에 고령층이 몰리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이 여력의 문제입니다. 노쇠라는 개념도 결국 예비 용량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가리키는 말이죠. 이렇게 조절의 관점을 손에 넣으면 질병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다음 과목에서는 바로 그 질문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대체 질병이란 무엇일까요.
인출 문제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항상성이 되돌리는 능력이라면, 치료의 목표는 수치를 정상 범위로 밀어 넣는 것일까요, 아니면 스스로 되돌리는 힘을 회복시키는 것일까요. 두 목표가 갈리는 상황을 떠올려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