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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학 2강. 미분: 순간을 재는 법

속도계 바늘이 가리키는 것은 한 순간의 속도입니다. 그런데 한 순간 동안에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죠.

풀고 시작

문제 1. 자동차가 어느 순간 시속 80km라는 말의 수학적 의미로 가장 정확한 것은 무엇일까요?
한 순간에는 이동 거리도 걸린 시간도 0이므로 0/0이 되어 직접 나눌 수 없습니다. 순간 속도는 구간을 좁혀 갈 때 평균 속도들이 다가가는 극한으로 정의됩니다. 1초 평균은 근사일 뿐 순간의 값이 아니죠.

평균에서 순간으로

평균 속도는 쉽습니다. 이동 거리를 걸린 시간으로 나누면 되죠. 서울에서 부산까지 400km를 4시간에 갔다면 평균 시속 100km입니다. 문제는 순간입니다. 단속 카메라 앞을 지나는 바로 그 순간의 속도는 무엇일까요? 순간의 이동 거리는 0이고 걸린 시간도 0이니, 0/0이라는 무의미한 식만 남습니다.

미분(differentiation)의 발상은 1강의 극한을 여기에 투입하는 것입니다. 그 순간부터 0.1초 동안의 평균 속도, 0.01초 동안의 평균 속도, 0.001초 동안의 평균 속도를 차례로 구합니다. 구간이 좁아질수록 이 평균값들은 어떤 하나의 값으로 수렴하고, 그 극한값을 순간변화율로 정의합니다. 0/0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0/0에 다가가는 길목의 값들이 어디를 겨냥하는지 읽는 것이죠. 갈릴레이가 실험으로 확인한 낙하 법칙(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에 이 절차를 적용하면, 낙하 t초 후의 순간 속도가 정확히 계산됩니다.

접선 문제

그런데 같은 문제가 기하학의 옷을 입고 다시 나타납니다. 곡선 위 한 점에서 곡선에 스치듯 닿는 직선, 즉 접선(tangent)의 기울기는 무엇일까요? 기울기를 구하려면 두 점이 필요한데, 접선은 한 점만 줍니다.

해법은 동일합니다. 곡선 위에 기준점 P와 이웃점 Q를 잡아 두 점을 잇는 할선(secant)의 기울기를 구한 뒤, Q를 P쪽으로 한없이 접근시킵니다. 할선의 기울기가 수렴하는 극한값이 접선의 기울기입니다. y = x²의 점 (1, 1)에서 이 절차를 밟으면 할선 기울기는 2 + h 꼴이 되고(h는 두 점의 가로 간격), h가 0으로 갈 때 극한은 2입니다. 순간 속도와 접선 기울기는 표면상 다른 문제지만 완전히 같은 극한 계산이죠. 이렇게 함수 f의 각 점에서 순간변화율을 대응시킨 새 함수를 도함수(derivative)라 부르고 f'로 씁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 그리고 진흙탕

이 방법을 일반적인 계산 체계로 완성한 사람은 둘입니다. 뉴턴(Newton)은 1665~1666년 흑사병으로 대학이 문을 닫은 시기에 유율법(fluxion)이라는 이름으로 미분법을 만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오랫동안 출판하지 않았습니다. 라이프니츠(Leibniz)는 1670년대 중반 독립적으로 같은 체계에 도달했고 1684년 먼저 논문으로 발표했죠. dy/dx와 적분 기호 ∫ 같은 오늘날의 표기법은 그의 작품입니다.

이후 두 진영은 표절 시비로 격돌합니다. 1712년 왕립학회가 조사위원회를 꾸려 뉴턴의 손을 들어 줬는데, 여기에 반전이 있습니다. 당시 왕립학회 회장이 바로 뉴턴 자신이었고, 보고서 작성에도 그가 깊이 관여했다는 것입니다. 공정한 판정과는 거리가 멀었던 셈이죠. 현대 수학사의 통설은 두 사람의 독립적 발명입니다. 이 분쟁의 여파로 영국 수학계는 라이프니츠의 우수한 표기법을 거부한 채 한 세기 가까이 대륙과 단절되어 뒤처졌습니다. 표기법 하나가 학문의 속도를 좌우한 사례입니다.

도함수의 세 얼굴

도함수 하나가 맥락에 따라 세 가지로 읽힙니다. 시간에 대한 변화율로 읽으면 속도입니다(위치의 도함수는 속도, 속도의 도함수는 가속도). 그래프에서 읽으면 접선의 기울기입니다. 입출력 관계로 읽으면 민감도입니다. 입력이 아주 조금 변할 때 출력이 그 몇 배로 변하는가를 재는 값이어서, 오늘날 경제학의 한계 개념이나 기계학습의 경사하강법이 모두 이 셋째 얼굴을 씁니다. 셋은 같은 극한의 다른 이름일 뿐이므로, 한 맥락에서 증명된 성질은 나머지 맥락으로 공짜로 이전됩니다. 이 이전 가능성이 미분을 특정 분야의 기술이 아니라 보편 언어로 만들었죠. 다음 강에서는 정반대의 문제, 무한히 쪼개어 더하는 적분을 다루고, 4강에서 이 둘이 사실 하나의 동전임을 확인합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순간변화율을 정의할 때 0/0 문제를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순간변화율은 0/0을 직접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평균변화율의 극한으로 정의됩니다. 고정된 작은 단위로 나누는 것은 여전히 평균일 뿐이고, 어떤 단위를 쓰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지므로 순간의 정의가 되지 못합니다.
문제 2. 접선의 기울기를 구하는 표준 절차는 무엇일까요?
기울기 계산에는 두 점이 필요하므로 이웃점을 빌려 할선을 만들고, 이웃점을 접점에 한없이 접근시킬 때 할선 기울기가 수렴하는 값을 접선의 기울기로 정의합니다. 확대해서 잰다는 것은 직관적인 설명일 뿐 정의가 아니죠.
문제 3. 미적분 우선권 분쟁에 대한 현대 수학사의 통설은 무엇일까요?
뉴턴은 1665~1666년경 먼저 만들었지만 출판을 미뤘고, 라이프니츠는 독립적으로 도달해 1684년 먼저 발표했습니다. 왕립학회 판정은 회장이던 뉴턴 자신이 관여한 것이어서 공정성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문제 4. 도함수를 민감도로 읽는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도함수는 입력을 조금 흔들었을 때 출력 변화가 입력 변화의 몇 배인지 재는 비율입니다. 이 해석 덕분에 경제학의 한계 개념, 기계학습의 경사하강법처럼 기하나 운동과 무관해 보이는 분야에서도 도함수가 핵심 도구가 됩니다.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한 순간의 속도"는 자연에 실재하는 양일까요, 아니면 극한이라는 수학적 구성물이 물리에 이식된 것일까요.
  • 라이프니츠의 표기법이 승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좋은 표기법은 단순한 약어일까요, 아니면 사고를 대신해 주는 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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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지 · 궁금하면 모던지 GitHub ·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