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언어 3강. 함수와 관계
함수는 계산 공식이 아닙니다. 두 집합 사이의 대응, 그것이 전부입니다.
풀고 시작
공식에서 대응으로
그래프도 못 그리고 공식도 없는데 함수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오일러 시대까지 함수는 x² + 1 같은 식이었습니다. 이 관점을 부순 사람이 디리클레(Dirichlet)입니다. 그는 유리수에서 1, 무리수에서 0의 값을 갖는 함수를 제시했습니다. 그래프를 그릴 수도 없고 하나의 대수식으로 쓸 수도 없지만, 대응으로는 완벽하게 확정되죠. 현대적 정의는 이 관점의 완성입니다. 함수 f: A → B는 정의역 A의 각 원소에 공역 B의 원소를 정확히 하나씩 대응시키는 규칙입니다. 집합론적으로는 순서쌍들의 집합으로 정의되므로, 1강의 약속대로 함수마저 집합입니다. 실제로 대응된 값들의 집합 f(A)를 치역이라 하며, 치역은 공역의 부분집합입니다.
단사, 전사, 전단사
함수의 성질은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 성질 | 정의 | 직관 |
|---|---|---|
| 단사(injective) | 서로 다른 입력은 서로 다른 출력을 갖는다 | 출력이 겹치지 않는다 |
| 전사(surjective) | 공역의 모든 원소가 치역에 속한다 | 공역을 남김없이 덮는다 |
| 전단사(bijective) | 단사이면서 전사다 | 완벽한 일대일 짝짓기다 |
f(x) = x²을 실수 전체에서 실수 전체로 보면 단사가 아니고(f(2) = f(-2)), 음수가 치역에 없으므로 전사도 아닙니다. 그런데 정의역과 공역을 0 이상의 실수로 좁히면 전단사가 되죠. 이 성질들은 식 자체가 아니라 정의역과 공역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이 요점입니다.
역함수와 합성
전단사 함수는 대응을 거꾸로 읽어도 함수가 됩니다. 이것이 역함수 f⁻¹입니다. 단사가 아니면 거꾸로 읽을 때 한 입력에 두 출력이 생기고, 전사가 아니면 대응받지 못하는 원소가 생기죠. 따라서 역함수는 전단사일 때, 그리고 그때에만 존재합니다. 두 함수는 이어 붙일 수도 있습니다. 합성 g∘f는 f를 먼저 적용하고 g를 나중에 적용합니다. "양말 신고 신발 신기"의 역이 "신발 벗고 양말 벗기"이듯, 합성의 순서는 일반적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
동치관계와 분할
1/2과 2/4는 생김새가 다른데 왜 같은 수일까요. 그 답을 주는 도구가 이 절에 있습니다. 두 집합 사이가 아니라 한 집합 안에서 원소들을 짝짓는 것이 관계입니다. 그중 특별한 것이 동치관계로, 세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반사성(모든 a는 자기 자신과 관계입니다), 대칭성(a와 b가 관계면 b와 a도 관계입니다), 추이성(a와 b, b와 c가 관계면 a와 c도 관계입니다). "3으로 나눈 나머지가 같다"는 정수 위의 동치관계이고, 정수 전체를 나머지 0, 1, 2의 세 덩어리로 남김없이, 겹침 없이 쪼갭니다. 일반적으로 동치관계는 집합을 동치류들로 분할하고, 역으로 모든 분할은 하나의 동치관계를 정의합니다. 이것은 "다른 것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기"의 수학적 형식이죠. 4강에서 유리수를 분수 표기들의 동치류로 짓는 데 쓰이고, 5강에서는 전단사가 "크기가 같다"의 기준이 되어 무한의 세계를 엽니다.
인출 문제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같다"와 "같은 것으로 취급한다"는 어떻게 다를까요. 수학이 후자를 전자만큼 엄밀하게 다룰 수 있게 된 것은 무엇 덕분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