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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일상 3강. 누가 범죄자가 되는가

범죄 통계가 올라갔다는 뉴스는 범죄가 늘었다는 뜻일 수도 있고, 신고가 늘었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정책은 헛발질을 합니다.

풀고 시작

문제 1. 뒤르켐이 범죄에 대해 내린 유명한 진단은 무엇이었나요?
뒤르켐은 성인들만 모인 수도원에서도 사소한 잘못이 중대한 위반으로 취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사회든 경계선을 긋고 그것을 넘는 사람을 지목하죠. 범죄율이 0인 사회가 오히려 비정상이라는 이 뒤집기가 일탈 사회학의 출발점입니다.

목표는 모두에게, 사다리는 일부에게

로버트 머튼은 1938년에 범죄를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압력으로 설명하는 짧고 강력한 논문을 씁니다. 미국 사회는 모든 구성원에게 부와 성공이라는 목표를 강하게 심어놓았지만, 그 목표에 도달할 합법적 수단은 계층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습니다. 목표와 수단이 어긋난 자리에서 긴장이 생기고, 사람들은 다섯 가지 방식으로 적응합니다. 목표와 수단을 다 받아들이는 동조, 목표는 붙잡되 수단을 갈아치우는 혁신, 목표는 포기하고 절차만 지키는 의례주의, 둘 다 버리는 은둔, 그리고 둘 다 새로 세우려는 반역입니다. 우리가 범죄라 부르는 상당수가 두 번째 칸에 들어갑니다.

뒤르켐에게서 빌려온 아노미 개념이 여기서 미국식으로 번역됩니다. 뒤르켐의 아노미가 규범이 흐려진 상태였다면, 머튼의 아노미는 규범이 너무 선명한데 사다리가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이 이론은 왜 같은 조건의 사람들 대다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지, 그리고 왜 부유층의 화이트칼라 범죄가 존재하는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낙인이 먼저인가 행위가 먼저인가

하워드 베커는 1963년 『아웃사이더』에서 판을 뒤집습니다. 일탈은 행위 자체의 속성이 아니라, 그 행위에 규칙을 적용한 사회적 반응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누가 하느냐,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문제아가 되기도 하고 장난이 되기도 합니다. 에드윈 레머트는 이를 이어받아 처음 저지른 위반을 1차 일탈, 낙인이 찍힌 뒤 그 정체성을 받아들이며 반복되는 위반을 2차 일탈로 나눴습니다. 전과자라는 딱지가 취업을 막고, 막힌 취업이 다시 범죄로 밀어 넣는 순환이 여기서 나옵니다. 이 예측은 검증도 받았습니다. 청소년기의 사법 접촉이 이후의 범죄를 오히려 늘린다는 결과가 여러 추적 연구에서 보고되었죠. 다만 효과의 크기와 조건은 아직 논쟁 중이고, 낙인만으로 일탈이 처음 시작되는 이유까지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혀 다른 방향에서 온 설명도 있습니다. 에드윈 서덜랜드는 1939년에 차별적 접촉 이론을 내놓으며, 범죄 역시 언어나 요리처럼 가까운 집단 안에서 배우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술과 동기, 그리고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는 논리까지 학습됩니다. 서덜랜드가 화이트칼라 범죄라는 말을 만든 사람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합니다. 범죄를 빈곤의 문제로만 보면 회계 장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놓치니까요.

깨진 유리창의 흥망

1982년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잡지에 실은 글 한 편이 도시 치안 정책을 바꿔놓습니다.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신호가 되고, 그 신호가 더 큰 무질서와 강력범죄를 부른다는 주장이었습니다. 1990년대 뉴욕시는 낙서와 무임승차 같은 경미한 위반을 강하게 단속했고, 같은 기간 범죄가 크게 줄었습니다. 정책의 승리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검증이 시작되자 그림이 복잡해졌습니다. 첫째, 1990년대 범죄 감소는 뉴욕만의 현상이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나타났고, 그런 단속을 하지 않은 도시에서도 감소가 관찰되었습니다. 둘째, 로버트 샘슨과 스티븐 로덴부시는 1999년 시카고 연구에서 무질서와 범죄가 함께 나타나는 이유가 대체로 빈곤과 이웃의 집합적 대응 능력이라는 공통 원인 때문이며, 무질서에서 범죄로 가는 직접 경로는 약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셋째, 저소득 가구를 무작위로 다른 동네에 배정한 미국의 주거 이동 실험 자료를 분석한 연구도 깨진 유리창 가설의 예측을 지지하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네덜란드 연구진이 2008년에 수행한 현장 실험은 낙서가 있는 골목에서 사람들이 쓰레기를 더 많이 버린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무질서 신호가 사소한 규범 위반을 늘린다는 증거는 있지만, 그것이 강력범죄까지 밀어 올린다는 증거는 훨씬 약합니다. 작은 행동 효과와 큰 정책 효과를 구분하지 않은 것이 이 이론이 겪은 가장 큰 곤경이었습니다.

통계는 범죄가 아니라 그림자입니다

경찰 통계에 잡힌 범죄 건수는 실제로 일어난 범죄가 아니라, 피해자가 신고했고 경찰이 접수했으며 그것이 범죄로 분류된 사건의 수입니다. 그 사이에서 걸러진 부분을 범죄학은 암수범죄라 부릅니다. 성폭력과 가정폭력처럼 신고율이 낮았던 범죄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 신고가 늘면서 통계가 급증합니다. 이때 통계 증가를 곧바로 발생 증가로 읽으면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국은 경찰 통계와 별도로 시민에게 직접 피해 경험을 묻는 범죄피해조사를 병행합니다. 두 지표가 갈릴 때가 오히려 정보가 많은 순간입니다.

세게 때리면 줄어들까

처벌을 무겁게 하면 범죄가 줄어든다는 생각은 직관적이고 정치적으로도 잘 팔립니다. 그런데 억제 효과를 검토한 연구들이 비교적 일관되게 도달한 결론은 조금 다릅니다. 처벌의 엄격성보다 확실성이 억제에 더 크게 기여한다는 것입니다. 잡힐 확률이 낮으면 형량을 올려도 반응이 크지 않고, 잡힐 확률이 오르면 형량이 그대로여도 효과가 나타납니다. 미국은 1970년대 이후 형량을 크게 올리며 수감 인구를 몇 배로 불렸습니다. 그 정책이 1990년대 범죄 감소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추정의 폭이 넓습니다. 감소분의 상당 부분을 수감 증가로 돌리는 연구가 있는가 하면, 기여분을 훨씬 작게 잡는 연구도 있죠. 다만 수감률이 이미 높은 구간에서는 추가 수감의 효과가 빠르게 줄어든다는 점에는 비교적 폭넓은 동의가 있습니다. 어떤 개입이 얼마나 듣는지는 여전히 활발한 연구 영역이고, 단정할 자리는 아닙니다. 다음 강에서는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무대인 도시를 다룹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머튼의 긴장 이론에서 범죄를 가장 잘 설명하는 적응 유형은 무엇이며 그 구조적 조건은?
머튼의 핵심은 목표와 수단의 불일치입니다.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사회가 심어주었는데 사다리가 없을 때, 수단을 갈아치우는 혁신이 나타나죠. 다만 같은 조건의 다수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유와 부유층 범죄는 이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문제 2. 베커의 낙인 이론이 일탈에 대해 주장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같은 행동도 누가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취급됩니다. 레머트는 여기에 1차 일탈과 2차 일탈을 더해, 낙인이 찍힌 뒤 그 정체성을 받아들이며 위반이 반복되는 순환을 설명했죠. 세 번째 선택지는 서덜랜드의 학습 이론이라 다른 계열입니다.
문제 3. 깨진 유리창 이론에 대한 실증 검토가 도달한 결론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네덜란드 현장 실험은 낙서가 있는 곳에서 쓰레기 투기가 늘어난다는 작은 효과를 보였습니다. 반면 샘슨과 로덴부시의 시카고 연구는 무질서와 범죄가 빈곤이라는 공통 원인의 결과일 가능성을 제시했고, 1990년대 범죄 감소는 미국 전역에서 나타났습니다.
문제 4. 성폭력 신고 건수가 최근 몇 년간 크게 늘었다는 통계를 볼 때 사회학적으로 옳은 해석 태도는?
경찰 통계는 신고와 접수와 분류를 거친 뒤에 남은 수치입니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 신고 문턱이 낮아지면 통계는 발생과 무관하게도 올라가죠. 그래서 시민에게 직접 피해 경험을 묻는 조사와 교차해서 읽어야 하고, 두 지표가 갈리는 지점이 오히려 정보가 됩니다.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처벌의 확실성을 높이려면 더 촘촘한 감시와 더 많은 단속이 필요합니다. 억제 효과와 감시받지 않을 자유 사이에서 사회는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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