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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구조 2강. 성별은 어디까지가 사회적인가

남녀의 임금 궤적이 가장 크게 갈라지는 순간은 입사할 때가 아니라 첫아이가 태어난 다음입니다.

풀고 시작

문제 1. 여러 나라의 행정자료를 추적한 연구들이 성별 소득 격차의 확대 시점으로 지목한 것은 언제인가요?
덴마크 행정자료를 사건 시점 기준으로 추적한 연구가 대표적입니다. 출산 전까지 남녀 소득 궤적은 거의 나란히 가다가 첫아이 출생을 기점으로 여성 쪽이 급락하고 오래도록 되돌아오지 않았죠. 초임 격차나 전공 선택도 영향을 주지만, 격차가 벌어지는 결정적 분기점은 출산 이후로 나타납니다.

왜 굳이 두 단어로 나눴을까

성과 젠더를 나누는 어법은 원래 학술적 필요에서 나왔습니다. 1968년 정신의학자 로버트 스톨러가 임상 사례를 정리하며 신체적 성과 자기 인식으로서의 성별을 구분해 썼고, 1972년 사회학자 앤 오클리가 『성, 젠더, 사회』에서 이 구분을 사회학의 도구로 정착시켰습니다. 목표는 뚜렷했습니다. 여성이 특정 일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신체 조건에서 곧바로 도출되는 것처럼 말하던 논법을 끊는 것이었죠. 신체가 곧 역할이 아니라면, 역할은 설명되어야 할 대상이 됩니다. 실제로 어떤 직업이 여성의 일인지에 대한 답이 시대와 사회마다 다르다는 인류학 자료가 이 구분을 뒷받침했습니다.

그 구분은 지금도 논쟁 중입니다

깔끔해 보이던 이 이분법은 1990년대부터 양쪽에서 공격받습니다. 주디스 버틀러는 『젠더 트러블』(1990)에서, 자연적인 성이라는 층 자체가 이미 담론을 통해 인식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젠더는 우리가 가진 무엇이 아니라 반복해서 수행하는 무엇이라는 논지였죠. 반대편에서는 유물론 계열 연구자들이 이 구분을 지켜야 임신과 출산에 얽힌 신체 경험, 그리고 그것을 겨냥한 정책을 말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여기에 생물학 쪽에서도 호르몬과 뇌 발달의 영향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정직하게 말하면 학계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확립된 부분은 성역할의 내용이 사회마다 크게 다르다는 사실이고, 논쟁 중인 부분은 신체적 차이가 그 다양성 안에서 얼마나 제약으로 작동하느냐입니다. 이 둘을 섞어 말하는 순간 토론은 정치 구호가 됩니다.

아이는 언제부터 남자애가 되는가

1970년대에 유명한 실험 설계가 등장했습니다. 같은 아기를 어떤 어른에게는 남아로, 어떤 어른에게는 여아로 소개하고 반응을 관찰한 것이죠. 라벨만 바꿨는데 건네는 장난감과 우는 이유에 대한 해석이 달라졌다는 보고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다만 이 계열 연구를 모아 검토한 후속 작업들은 효과가 존재하기는 해도 크기가 작고 조건에 따라 들쭉날쭉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대중적으로 회자되는 만큼 강력한 증거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더 견고하게 확인된 것은 사회화가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긴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부모의 기대, 또래집단의 제재, 교과서와 광고의 반복 노출이 겹겹이 쌓입니다. 특히 또래의 힘이 큽니다. 세 살 무렵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성별로 무리를 나누기 시작해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가장 뚜렷해지고, 서로의 행동을 단속하는 현상이 여러 문화에서 관찰되었죠.

격차를 분해하면 무엇이 남는가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크다는 통계는 자주 인용됩니다. 그런데 이 수치는 조정하지 않은 원시 격차로, 전일제 노동자의 중위임금을 그대로 비교한 값입니다. 여기에는 근속연수와 직종 구성의 차이가 통째로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 격차를 요인별로 쪼갭니다.

첫째는 직종과 산업의 분리입니다. 남녀가 애초에 다른 일자리에 몰려 있습니다. 둘째는 경력 단절입니다. 출산과 육아로 노동시장을 떠났다 돌아오면 이전 궤도로 복귀하기 어렵고, 연구자들은 이 손실을 자녀 페널티(child penalty)라 부릅니다. 셋째는 같은 자리에서의 차별입니다. 그런데 2023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클로디아 골딘의 분석은 흥미로운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격차의 큰 몫이 직종 사이가 아니라 같은 직종 안에서 발생하고, 특히 장시간 대기와 예측 불가능한 일정에 불비례하게 높은 보상을 주는 직군에서 크게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골딘은 이런 일자리를 탐욕스러운 일자리라 불렀습니다.

차별의 크기를 재는 실험은 결과가 엇갈립니다. 2012년 미국의 한 연구는 실험실 관리자 이력서에서 이름만 바꿨을 때 남성 지원자가 더 높은 평가와 연봉 제안을 받았다고 보고했습니다. 반면 2015년의 다른 연구는 종신트랙 교수 채용 시나리오에서 동일 조건의 여성 후보가 오히려 선호되었다고 보고했죠. 두 연구는 직급과 설계가 다릅니다. 차별이 없다고도, 어디서나 같은 크기로 있다고도 말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의 정직한 요약입니다.

값이 매겨지지 않는 노동

경제 통계에는 이상한 공백이 있습니다. 남의 아이를 돌보고 받은 돈은 국내총생산에 들어가지만, 자기 아이를 돌보는 일은 통계에서 사라집니다. 1988년 마릴린 워링이 이 공백을 정면으로 문제 삼은 이후 여러 나라가 무급 가사와 돌봄의 가치를 별도로 추계하는 위성계정을 만들었고, 그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상당 부분에 이른다는 결과가 반복해서 나왔습니다.

돌봄이 시장으로 나와도 문제는 남습니다. 폴라 잉글랜드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학력과 경력을 통제해도 돌봄 직종의 임금이 낮게 남는 경향을 보고했습니다. 다만 이 결과는 관찰자료에 기반하므로 어떤 사람이 그 직종을 택하는지의 효과를 완전히 걷어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회가 필수라 부르는 노동에 낮은 값을 매기고 있다는 관찰 자체는 여러 나라에서 반복됩니다. 이 문제는 3강 가족 편에서 다시 이어집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앤 오클리를 비롯한 초기 연구자들이 성과 젠더를 구분한 학술적 목적은 무엇이었나요?
이 구분의 핵심은 신체가 곧 역할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그래야 어떤 일이 여성의 일인지가 시대와 사회마다 다른 이유를 물을 수 있죠. 생물학적 차이 자체를 부정하는 주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흔한 오해가 생깁니다.
문제 2. 성과 젠더 구분을 둘러싼 최근 논쟁에서 확립된 부분과 논쟁 중인 부분을 옳게 나눈 것은?
인류학과 역사 자료가 보여 주는 역할의 가변성은 반복해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반면 신체적 조건이 그 가변성의 폭을 어디까지 제약하는지는 여전히 학계 안에서 견해가 갈리죠. 이 둘을 섞으면 논쟁이 실증이 아니라 진영의 문제가 됩니다.
문제 3. 클로디아 골딘의 분석이 성별 임금 격차에 대해 밝힌 특징적인 발견은 무엇인가요?
직종 분리도 격차의 한 요인이지만 골딘은 같은 직종 내부의 격차가 더 크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대기 시간이 길고 일정이 예측 불가능한 일자리일수록 시간당 보상이 급격히 올라가고, 돌봄 부담을 진 쪽이 그 보상에서 밀려나는 구조죠. 그래서 처방도 근로시간 설계 쪽을 향하게 됩니다.
문제 4. 무급 돌봄노동을 위성계정으로 따로 추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동일한 활동이 시장을 거치느냐에 따라 통계에 잡히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 비대칭 때문에 사회가 실제로 쓰는 시간과 노력의 상당 부분이 보이지 않게 되죠. 위성계정은 본계정에 합산하는 대신 그 공백을 별도 장부로 드러내려는 시도입니다.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장시간 근무에 높은 보상을 주는 관행은 그 자체로 차별일까요, 아니면 시장이 매긴 정당한 값일까요. 그 관행을 바꾸려면 누구의 무엇을 포기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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