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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화학 3강. 고분자: 사슬이 만드는 물질

스타킹, 타이어, 나무, 그리고 당신의 근육은 같은 원리로 만들어졌습니다. 작은 단위를 사슬로 잇는 것입니다.

풀고 시작

문제 1. 고분자(polymer)를 만드는 중합의 기본 원리는 무엇일까요?
중합은 단위체(monomer)라는 작은 분자를 공유 결합으로 수백에서 수만 번 이어 붙여 거대한 사슬 분자를 만드는 반응입니다. 합금은 금속 원자의 혼합이지 공유 결합 사슬이 아니므로 원리가 다르죠.

중합: 단위체가 사슬이 되다

고분자는 작은 분자인 단위체(monomer)가 공유 결합으로 반복해 이어진 거대 분자입니다. 잇는 방식은 크게 둘이죠. 첨가 중합은 이중 결합이 열리면서 단위체가 그대로 이어 붙는 방식으로, 에틸렌이 이어지면 비닐봉지의 폴리에틸렌이 됩니다. 축합 중합은 두 분자가 물 같은 작은 분자를 떼어 내며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2강에서 본 작용기가 여기서 손잡이 역할을 합니다. 산과 알코올이 이어지면 폴리에스터, 산과 아민이 이어지면 나일론 같은 폴리아마이드가 되죠.

그런데 분자가 이렇게 클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처음에는 이단이었습니다. 독일의 슈타우딩거(Hermann Staudinger)가 1920년 거대 분자(macromolecule) 개념을 내놓았을 때 주류 화학계는 작은 분자들의 뭉치일 뿐이라며 조롱했죠. 그가 옳았음이 입증되어 1953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습니다.

베이클랜드의 베이클라이트: 최초의 합성수지

벨기에 출신 미국 화학자 베이클랜드(Leo Baekeland)는 사진 인화지 발명을 코닥에 거액에 팔아 이미 부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다음 목표로 삼은 것은 당시 전기 산업이 절실히 찾던 절연 재료였죠. 1907년 그는 페놀과 폼알데하이드를 반응시켜 베이클라이트를 얻었습니다. 천연 재료를 가공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합성으로 만든 최초의 플라스틱입니다. 한번 굳으면 열을 가해도 녹지 않는 열경화성 수지라 전화기, 라디오, 전기 부품에 쓰이며 "천 가지 용도의 재료"로 불렸습니다. 인류가 자연에 없던 재료를 설계해 만든 시대의 개막이었죠.

캐러더스의 나일론: 실험실에서 나온 실

듀폰의 캐러더스(Wallace Carothers)는 기초 연구로 채용된 하버드 출신 화학자였습니다. 그의 팀은 축합 중합을 체계적으로 탐구해 1930년 합성 고무 네오프렌을, 1935년 나일론을 만들었습니다. 최초의 완전 합성 섬유죠. 나일론 스타킹은 1940년 판매 첫해에 수천만 켤레가 팔리며 비단을 대체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캐러더스는 이 성공을 보지 못했습니다. 오랜 우울증 끝에 1937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고분자 화학의 기초를 세운 그의 논문들은 지금도 교과서의 뼈대입니다.

자연은 원조 고분자 화학자다

인간이 발명하기 훨씬 전부터 자연은 고분자를 만들어 왔습니다. 천연고무는 아이소프렌 단위가 이어진 사슬입니다. 다만 천연 상태로는 여름에 끈적이고 겨울에 부서졌는데, 1839년 굿이어(Charles Goodyear)가 황을 섞어 가열하면 사슬들이 황 다리로 연결되어 탄성이 유지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가황법). 난로에 실수로 떨어뜨려 발견했다는 일화가 전해지지만 본인의 회고에 기댄 이야기죠. 셀룰로오스는 포도당이 길게 이어진 사슬로 나무와 면섬유의 뼈대입니다. 흥미롭게도 녹말 역시 포도당 사슬인데, 연결 방향이 달라 사람은 녹말만 소화합니다. 단위체가 같아도 연결 방식이 성질을 가른다는 것, 1강의 이성질체 교훈이 고분자에서 반복되죠. 단백질과 DNA도 고분자이며, 이는 다음 강의 주제입니다.

플라스틱 문명의 명암

플라스틱의 미덕은 싸고 가볍고 썩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미덕이 재앙이 되었죠. 안정한 탄소 골격은 자연의 분해자들이 다루지 못하므로, 버려진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다와 먹이사슬을 떠돕니다. 음료수 병의 PET가 축합 중합으로 만든 폴리에스터라는 사실은 재활용의 실마리이기도 합니다. 축합으로 이은 사슬은 원리상 되돌려 끊을 수 있어, 병을 다시 단위체나 섬유로 되돌리는 공정이 실제로 돌아가죠. 20세기가 합성의 세기였다면 21세기 고분자 화학의 과제는 분해입니다. 생분해성 고분자와 화학적 재활용이 그 답을 찾는 중입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첨가 중합과 축합 중합의 차이로 옳은 것은 무엇일까요?
폴리에틸렌은 이중 결합이 열리며 이어지는 첨가 중합,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는 작용기끼리 물을 떼어 내며 결합하는 축합 중합의 산물입니다. 셀룰로오스 같은 천연 고분자도 축합형 결합이므로 세 번째 보기는 틀렸죠.
문제 2. 베이클라이트(1907)가 물질 문명사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베이클랜드가 페놀과 폼알데하이드로 만든 베이클라이트는 자연에 없던 재료를 화학 합성으로 창조한 첫 사례입니다. 최초의 합성 섬유는 1935년 캐러더스의 나일론이고, 베이클라이트는 열경화성이라 오히려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문제 3. 굿이어의 가황법이 천연고무에 가져온 변화는 무엇일까요?
천연고무 사슬은 여름에 흘러내리고 겨울에 굳었습니다. 황 다리(가교)가 사슬들을 묶자 형태와 탄성이 안정되어 타이어 문명이 가능해졌죠. 사슬 사이의 연결이 물성을 바꾼다는 고분자 화학의 핵심 사례입니다.
문제 4. 셀룰로오스와 녹말의 관계가 보여 주는 고분자 화학의 교훈은 무엇일까요?
둘 다 포도당 사슬이지만 결합의 기하학적 방향이 달라, 사람의 효소는 녹말만 자를 수 있습니다. 단위체의 종류만큼 연결 방식이 중요하다는 것, 구조가 정체를 결정한다는 유기화학의 원리가 고분자에서도 반복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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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지 · 궁금하면 모던지 GitHub ·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