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와 원소 2강. 원자의 구조
"쪼갤 수 없는 것"이라는 이름을 얻자마자, 원자는 쪼개지기 시작했습니다. 모형은 실험에 맞아서 태어나고, 실험에 어긋나서 죽습니다.
풀고 시작
톰슨: 원자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쪼갤 수 없는 것"이 쪼개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1897년 케임브리지의 톰슨(J. J. Thomson)은 진공관 속 음극선이 전기장과 자기장에 휘는 정도를 측정해, 그것이 수소 원자보다 약 1800배 가벼운 음전하 입자의 흐름임을 밝혔습니다. 전극을 어떤 금속으로 만들어도 같은 입자가 나왔죠. 결론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모든 원자 안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원자보다 작은 조각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전자(electron)의 발견입니다. "쪼갤 수 없다"는 돌턴의 가정이 94년 만에 무너진 순간이죠.
원자가 전기적으로 중성이려면 음전하를 상쇄할 양전하가 필요합니다. 톰슨은 양전하가 반죽처럼 원자 전체에 퍼져 있고 전자가 그 속에 박혀 있는 모형을 제안했습니다. 이른바 건포도 푸딩 모형입니다. 그럴듯했고, 시험대에 오르기 전까지는 표준이었죠.
러더퍼드: 극소수의 튕김이 모형을 죽이다
1909년 러더퍼드(Rutherford)의 지시로 가이거와 마스든이 얇은 금박에 알파 입자를 쏘았습니다. 푸딩 모형이 맞다면 알파 입자는 퍼진 양전하를 스치며 미세하게만 휘어야 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은 그랬습니다. 그런데 약 8천 개 중 1개꼴로 90도 이상, 심지어 거의 정반대로 튕겨 나온 겁니다. 러더퍼드는 훗날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화장지에 15인치 포탄을 쐈는데 되돌아와 나를 맞힌 것만큼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1911년 그가 내놓은 해석이 핵 모형입니다. 원자의 양전하와 질량 대부분은 지름이 원자의 10만분의 1쯤 되는 중심, 즉 원자핵에 몰려 있고, 전자는 그 주위의 광대한 빈 공간에 있다는 것이죠. 원자가 야구장이라면 핵은 마운드 위의 콩알 하나입니다. 우리가 만지는 단단한 물질이 사실상 텅 비어 있다는 것, 이것이 금박 실험의 충격입니다. 여기서 방법론의 교훈을 읽어야 합니다. 모형을 죽인 것은 대다수의 예상된 결과가 아니라 극소수의 설명 불가능한 예외였다는 점이죠.
보어: 불안정성을 규칙으로 봉합하다
그런데 핵 모형에는 치명적 결함이 있었습니다. 고전 전자기학에 따르면 핵 주위를 도는 전자는 전자기파를 내며 에너지를 잃고 순식간에 핵으로 추락해야 합니다. 원자는 존재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오는 거죠. 또 수소가 내는 빛이 연속 무지개가 아니라 특정 파장의 선 스펙트럼으로만 나타나는 이유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1913년 보어(Bohr)는 과감한 규칙을 도입했습니다. 전자는 아무 궤도나 돌 수 없고 허용된 궤도에서만 돌며, 그동안에는 빛을 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빛은 전자가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건너뛸 때만 에너지 차이만큼 방출됩니다. 이 모형은 수소 스펙트럼의 파장을 정확히 계산해냈습니다. 다만 왜 그런 규칙이 성립하는지는 답하지 못했고, 전자가 둘 이상인 원자에서는 맞지 않았죠. 보어 모형은 정답이 아니라 양자 세계로 가는 다리였습니다.
전자 구름: 궤도에서 확률로
1920년대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의 양자역학은 궤도라는 그림 자체를 버렸습니다. 전자는 정해진 길을 도는 알갱이가 아니라, 위치를 확률로만 말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겁니다. 현대 모형은 전자가 발견될 확률의 분포, 즉 오비탈(orbital)로 원자를 기술하며, 이를 흔히 전자 구름이라 부릅니다. 왜 이런 기술이 불가피한지는 물리학 서가의 양자역학 과목에서 다룹니다.
돌턴의 공, 톰슨의 푸딩, 러더퍼드의 태양계, 보어의 계단, 슈뢰딩거의 구름. 한 세기 동안 원자 모형은 다섯 번 바뀌었습니다. 각 모형은 틀렸다고 폐기된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실험 범위를 설명하는 모형에게 자리를 내준 것이죠. 과학은 정답의 목록이 아니라 더 나은 근사로 갈아타는 절차라는 것을 원자만큼 잘 보여주는 사례는 드뭅니다. 그리고 이 전자 배치가 바로 다음 강의 주제인 주기율표의 규칙성을 만들어냅니다.
인출 문제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보어 모형은 틀렸음이 알려진 뒤에도 교과서에서 가르칩니다. 틀린 모형을 가르치는 것은 정당할까요?
- "원자는 대부분 빈 공간"이라면 손이 책상을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설명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