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우주 2강. 은하: 섬우주의 발견
100년 전까지 인류는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라고 믿었습니다. 한 장의 사진 건판이 우주를 수천억 배로 키웠죠.
풀고 시작
은하수의 정체
맑은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뿌연 띠, 은하수의 정체는 오래 수수께끼였습니다. 1610년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겨누자 띠는 무수한 별들의 모임으로 분해되었죠. 이후 관측이 쌓이며 그림이 잡혔습니다. 우리는 수천억 개의 별이 납작한 원반 모양으로 모인 우리 은하(Milky Way) 안에 살고 있고, 은하수는 그 원반을 안에서 옆으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태양은 은하 중심에서 약 2만 6천 광년 떨어진 변두리에 있죠. 그런데 여기서 더 큰 질문이 남습니다. 이 은하가 우주의 전부일까요.
섬우주 대논쟁
1920년 4월, 미국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천문학사에 남은 대논쟁(Great Debate)이 열렸습니다. 섀플리(Shapley)는 안드로메다 같은 나선 성운이 우리 은하 안의 가스 구름이며 우리 은하가 곧 우주라고 주장했습니다. 커티스(Curtis)는 그것들이 우리 은하 밖의 독립된 섬우주(island universe), 즉 또 다른 은하라고 맞섰죠. 관측 증거가 부족해 논쟁은 결판나지 않았습니다.
결판을 낸 사람은 허블(Hubble)입니다. 그는 1923년 윌슨산 천문대의 당시 세계 최대 망원경으로 안드로메다에서 세페이드 변광성(Cepheid variable)을 찾아냈습니다. 열쇠는 하버드 천문대의 리비트(Leavitt)가 1912년에 확립한 주기-광도 관계였죠. 세페이드는 밝기 변화의 주기가 길수록 실제로 더 밝습니다. 주기만 재면 실제 밝기를 알 수 있고, 겉보기 밝기와 비교하면 거리가 계산됩니다. 허블이 얻은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는 약 90만 광년, 당시 추정된 우리 은하의 지름을 훨씬 넘었습니다(현재 값은 약 250만 광년입니다). 1925년 이 결과가 발표되면서 논쟁은 끝났습니다. 우주는 은하 하나가 아니라 무수한 은하들의 바다였던 겁니다.
은하의 종류와 충돌
허블은 은하를 모양에 따라 분류하는 체계도 만들었습니다. 팔이 감긴 나선 은하(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늙은 별들이 공 모양으로 모인 타원 은하, 뚜렷한 형태가 없는 불규칙 은하로 크게 나뉘죠. 은하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충돌하고 합쳐지며, 거대한 타원 은하는 이런 병합의 산물로 이해됩니다.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도 서로 접근 중이며 약 45억 년 뒤 충돌해 하나로 합쳐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다만 별 사이 공간이 워낙 넓어 별끼리 부딪히는 일은 거의 없죠.
은하 중심의 괴물
우리 은하 중심 방향, 궁수자리에는 강한 전파를 내는 천체 궁수자리 A가 있습니다. 겐첼(Genzel)과 게즈(Ghez)의 연구팀은 수십 년간 그 주위를 도는 별들의 궤도를 추적해, 태양 질량의 약 400만 배에 달하는 질량이 극히 좁은 영역에 압축되어 있음을 밝혔습니다. 초대질량 블랙홀*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결과였죠. 두 사람은 이 공로로 블랙홀 이론을 정립한 펜로즈(Penrose)와 함께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다음 강에서는 은하들이 왜 서로 멀어지고 있는지, 우주 전체의 역사를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