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와 해양 1강. 대기의 구조
우리가 숨 쉬는 산소는 지구의 원래 대기가 아니라, 미생물이 20억 년에 걸쳐 일으킨 오염의 결과물입니다.
풀고 시작
대기는 무엇으로 되어 있나
숨을 한 번 들이쉬어 보세요. 방금 들어온 공기의 대부분은 우리 몸이 쓰지도 않는 기체입니다. 지구 대기는 부피 기준으로 질소 약 78%, 산소 약 21%, 아르곤 약 0.9%로 거의 전부가 채워지고, 이산화탄소(CO₂)는 약 0.04%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장소와 시간에 따라 크게 변하는 수증기가 더해지죠. 재미있는 점은 비율과 역할이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날씨와 기후를 움직이는 주역은 다수파인 질소가 아니라 소수파인 수증기와 CO₂입니다. 미량 기체가 행성 전체의 온도를 바꾼다는 이 이상한 사실은 4강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산소는 어디서 왔나: 대산화 사건
산소는 어디서 왔을까요? 화산이 뿜어냈을 것 같지만, 놀랍게도 초기 지구의 대기에는 유리 산소가 거의 없었습니다. 산소는 생명이 만든 것입니다. 바다의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가 광합성으로 산소를 내놓기 시작했는데, 이 산소는 처음에 대기로 가지 못했습니다. 바닷물에 녹아 있던 철과 반응해 산화철로 가라앉아 버렸거든요. 세계 곳곳의 호상철광층(banded iron formation)이 그 증거로 남아 있습니다. 철이라는 흡수원이 포화된 뒤에야 산소가 대기에 쌓이기 시작했는데, 약 24억 년 전에 일어난 이 전환을 대산화 사건(Great Oxidation Event)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산소를 견디지 못하는 당시의 혐기성 생물에게 이것은 재앙이었습니다. 오늘의 생명을 가능하게 한 대기가 당시 기준으로는 대규모 오염이었다는 역설이죠. 산소 대기는 성층권에 오존층을 만들어 자외선을 막았고, 생명이 육상으로 진출할 조건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대기의 층상 구조: 온도가 층을 가른다
대기를 층으로 나눈다고 할 때, 그 기준은 높이가 아닙니다. 고도에 따른 온도 변화의 방향이 층을 가릅니다.
| 층 | 대략의 범위 | 온도 경향 | 성격 |
|---|---|---|---|
| 대류권 | 지표~약 11km | 상승할수록 하강 | 수증기와 기상 현상이 집중된 층 |
| 성층권 | 약 11~50km | 상승할수록 상승 | 오존이 자외선을 흡수해 가열, 안정 |
| 중간권 | 약 50~80km | 상승할수록 하강 | 유성이 타는 층, 대기에서 가장 낮은 온도 |
| 열권 | 약 80km 이상 | 상승할수록 상승 | 극도로 희박, 오로라가 나타나는 층 |
대류권은 아래가 뜨겁고 위가 차가워서 공기가 뒤집히기 쉬운 불안정한 층입니다. 그래서 구름과 비가 모두 여기서 만들어지죠. 반대로 성층권은 위가 더 따뜻해 대류가 억제된 안정한 층이고, 장거리 여객기가 바로 이 안정성을 이용해 성층권 하부를 납니다. 열권은 온도가 수백 도 이상으로 표기되지만 분자가 극히 희박해 열을 전달하지 못하므로, 체감으로는 전혀 뜨거운 곳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기압: 공기의 무게를 잰 사람들
우리 머리 위에는 수십 킬로미터 높이의 공기 기둥이 얹혀 있습니다. 기압은 그 지점 위에 쌓인 공기 기둥의 무게가 누르는 압력입니다. 1643년 토리첼리(Torricelli)는 수은을 채운 유리관을 뒤집어 세웠을 때 수은이 약 76cm 높이에서 멈추는 것을 보였습니다. 관 위쪽에는 진공이 생겼고, 수은 기둥을 떠받치는 것은 대기의 무게라는 결론이 나왔죠. 1648년 파스칼(Pascal)은 결정적 검증을 설계합니다. 매형 페리에에게 부탁해 퓌드돔 산의 기슭과 정상에서 같은 실험을 반복하게 했는데, 정상에서 수은 기둥이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머리 위 공기 기둥이 짧아지므로 기압이 낮아진다는 예측이 정확히 맞은 것입니다. 해수면의 평균 기압은 약 1013헥토파스칼이고, 기압은 고도에 따라 대략 지수적으로 감소합니다. 기압의 수평 차이가 바람을 만든다는 사실은 2강의 출발점이 됩니다.
온실효과: 지구를 살 만하게 만드는 담요
만약 대기가 없다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몇 도일까요? 계산해 보면 약 영하 18도가 나옵니다. 그런데 실제 평균은 약 15도죠. 이 약 33도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온실효과입니다. 태양빛은 주로 가시광선으로 들어오고, 데워진 지표는 적외선으로 열을 내보냅니다. 수증기와 CO₂ 같은 온실기체는 가시광선은 통과시키지만 지표가 내보내는 적외선을 흡수했다가 사방으로 재방출하고, 그 일부가 지표로 되돌아옵니다. 즉 자연 온실효과는 지구를 얼음 행성이 아니라 생명의 행성으로 만든 담요인 셈입니다. 1824년 푸리에가 대기의 보온 작용을 처음 제안했고, 1859년 틴들이 어떤 기체가 적외선을 흡수하는지 실험으로 측정했으며, 1896년 아레니우스는 CO₂ 농도가 변하면 기온이 얼마나 변할지를 손으로 계산했습니다. 담요 자체는 축복입니다. 문제는 담요의 두께가 인간 활동으로 빠르게 변할 때 생기는데, 그 이야기는 4강에서 정면으로 다룹니다.
인출 문제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산소 대기가 당시 혐기성 생물에게는 재앙이었다면, "좋은 환경"이라는 말은 누구를 기준으로 정의되는 것일까요.
- 금성은 CO₂가 대기의 대부분을 차지해 표면이 460도가 넘습니다. 지구의 온실효과와 금성의 폭주 온실효과를 가르는 조건은 무엇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