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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지구 3강. 지진과 화산

지진은 예보되지 않습니다. 그 무능을 정직하게 인정한 것이 현대 지진학의 성취죠.

풀고 시작

문제 1.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에 대한 옳은 이해는 무엇일까요?
규모는 지진이 방출한 에너지의 크기로 지진 하나에 하나의 값만 갖습니다. 진도는 특정 장소에서 사람과 구조물이 겪은 흔들림의 등급이라 진앙 거리와 지반에 따라 달라지죠. 규모 1 차이는 에너지로 약 32배 차이이므로 두 배라는 직관도 틀렸습니다.

재해에는 지도가 있다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는 왜 하필 지진과 화산의 나라가 되었을까요. 지진과 화산은 지구 어디서나 무작위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세계 지도에 진앙과 활화산을 찍으면 좁은 띠가 드러나고, 그 띠는 지난 강에서 본 판의 경계와 거의 정확히 겹칩니다. 판 경계는 세 유형입니다. 두 판이 벌어지는 발산 경계(해령)에서는 새 지각이 만들어지고, 두 판이 만나는 수렴 경계에서는 무거운 해양판이 다른 판 밑으로 가라앉는 섭입이 일어나며, 두 판이 스쳐 지나가는 변환 경계(예: 샌앤드레이어스 단층)에서는 판이 어긋납니다. 가장 격렬한 곳은 수렴 경계입니다. 태평양을 둘러싼 섭입대의 고리, 이른바 불의 고리(Ring of Fire)에는 세계 지진의 대략 90%와 활화산의 약 75%가 몰려 있죠. 그러니 저 나라들의 처지는 불운이 아니라 판 경계 위에 있다는 지리의 결과입니다. 물론 판 내부에서도 지진은 일어나므로 경계에서 멀다고 안전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규모와 진도: 같은 지진, 다른 숫자

지진 보도에는 두 숫자가 섞여 나옵니다. 규모(magnitude)는 지진이 방출한 에너지의 크기입니다. 1935년 리히터(Richter)가 고안했고 현대에는 모멘트 규모를 주로 쓰죠. 로그 눈금이라 규모가 1 커지면 에너지는 약 32배, 2 커지면 약 1,000배가 됩니다. 규모 9.0이었던 2011년 도호쿠 지진은 규모 7.0 지진 천 개 분량의 에너지를 한 번에 쏟아낸 겁니다. 반면 진도(intensity)는 특정 장소에서 느껴진 흔들림과 피해의 등급으로, 수정 메르칼리 진도 같은 척도를 씁니다. 하나의 지진에 규모는 하나지만 진도는 장소마다 다릅니다. 진앙에서 멀수록, 지반이 단단할수록 진도는 낮아지죠. 에너지의 물리량과 체감의 등급을 구분하는 것이 지진 이해의 출발점입니다.

예측의 정직한 현재

그렇다면 지진은 예측할 수 있을까요. 정직한 답은 이렇습니다. 언제, 어디서, 얼마나 큰 지진이 날지 특정하는 단기 예측은 현재 불가능합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이 캘리포니아 파크필드에서 벌인 유명한 실험이 이를 보여줍니다. 과거 지진의 규칙성을 근거로 1993년 이전 발생을 예측하고 관측망을 깔았지만, 지진은 규칙을 비웃듯 2004년에야 왔습니다. 2009년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 후에는 안심 발표에 관여한 과학자들이 기소되는 일까지 벌어져, 예측 불가능성을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남겼죠. 현대 지진학이 실제로 하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수십 년 단위로 어느 단층이 얼마나 위험한지 따지는 확률론적 장기 평가이고, 다른 하나는 조기경보입니다. 조기경보는 예측이 아니라 통보입니다. 빠른 P파를 감지한 순간 경보를 쏘아, 파괴적인 S파와 표면파가 도달하기 전 수 초에서 수십 초를 버는 것이죠. 그 짧은 시간이 열차를 세우고 사람을 책상 밑으로 보냅니다.

화산: 점성이 운명을 가른다

화산의 성격은 마그마의 점성이 가릅니다. 현무암질 마그마는 묽어서 가스가 잘 빠져나가므로, 하와이의 순상화산처럼 용암이 완만하게 흘러넘치는 분화를 하죠. 반면 섭입대의 안산암질·유문암질 마그마는 끈적해서 가스가 갇혔다가 한 번에 터집니다. 폭발적 분화를 하는 가파른 성층화산이 불의 고리에 늘어선 이유입니다.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은 폼페이를 화산재와 화쇄류(뜨거운 가스와 파편이 시속 수백 km로 쏟아지는 흐름)로 묻었고, 소(小) 플리니우스가 남긴 목격 기록은 화산학의 고전이 되었습니다.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의 분화는 기록된 역사상 최대급이었습니다. 성층권까지 오른 화산재와 황산염 에어로졸이 햇빛을 가려 이듬해 1816년 북반구는 여름 없는 해를 겪었죠. 여름에 눈이 내리고 흉작과 기근이 번졌으며, 제네바 호숫가에서 궂은 날씨에 갇힌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을 구상한 것도 그 여름입니다. 화산이 기후를 흔드는 이 연결고리는 대기와 해양 과목에서 다시 다룹니다.

인출 문제

문제 1. 지진과 화산이 불의 고리에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불의 고리는 태평양을 둘러싼 섭입대의 고리입니다. 가라앉는 판이 큰 지진을 일으키고 물을 머금은 판이 녹아 폭발적 화산을 만들죠. 관측소 밀도의 착시가 아니라 전 지구 관측으로 확인되는 실제 분포입니다.
문제 2. 규모가 1 커질 때 지진 에너지의 변화는 어떻게 될까요?
규모는 로그 눈금이며 에너지는 규모 1당 약 32배씩 커집니다. 10배는 진폭 기준의 값이고, 1,000배는 규모 2 차이에 해당하는 에너지 비율이죠.
문제 3. 지진 조기경보가 시간을 벌 수 있는 원리는 무엇일까요?
조기경보는 예측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지진의 통보입니다. 빠른 P파와 느린 S파·표면파의 속도 차가 만드는 수 초에서 수십 초의 틈을 이용하죠. 신뢰할 만한 전조 현상은 아직 확립된 것이 없습니다.
문제 4. 1815년 탐보라 분화가 1816년 여름 없는 해를 만든 메커니즘은 무엇일까요?
성층권에 오른 에어로졸은 비에 씻겨 내리지 않고 수년간 머물며 태양빛을 반사합니다. 그 냉각이 북반구의 여름 눈과 흉작을 불렀죠. 온실효과라면 냉해가 아니라 온난화가 나타났어야 합니다.

생각해볼 질문 (정답 없음)

  • 단기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시민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라퀼라의 과학자들처럼 안심시키는 것과 늑대 소년처럼 반복 경고하는 것 사이에서, 좋은 소통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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